[본문]

 

마가복음 9:14-18

 

9:14 이에 그들이 제자들에게 와서 보니 큰 무리가 그들을 둘러싸고 서기관들이 그들과 더불어 변론하고 있더라 

9:15 온 무리가 곧 예수를 보고 매우 놀라며 달려와 문안하거늘 

9:16 예수께서 물으시되 너희가 무엇을 그들과 변론하느냐 

9:17 무리 중의 하나가 대답하되 선생님 말 못하게 귀신 들린 내 아들을 선생님께 데려왔나이다

9:18 귀신이 어디서든지 그를 잡으면 거꾸러져 거품을 흘리며 이를 갈며 그리고 파리해지는지라 내가 선생님의 제자들에게 내쫓아 달라 하였으나 그들이 능히 하지 못하더이다 

 

 

[말씀]

 

여러분들은 신앙생활을 하시면서 영성을 훈련했던 계기가 있었을 겁니다. 교회 수련회에 참여하거나 기도원을 가는 것이 대표적이죠. 예전에 한국에 살 때는 뭔가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기도원에 들어가시는 분들이 그렇게 많았습니다. 중요한 사업의 기로에 있거나 무슨 힘든 일이 생기면, 연락을 끊고 기도원에 들어가 하나님과 대면하려고 하는 거죠. 놀랍게도 기도원에 들어갔던 제 지인들은, 정말 그 기도 덕분인지, 기도원에서 며칠을 보내고 나오면 내면의 문제가 다 해결되었다고 고백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어떻게 되죠?

 

모세가 하나님의 율법을 받기 위해 호렙산에서 40일을 지내고 내려왔을 때는 참 기분이 좋았을 겁니다. 사실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로부터 탈출했다 하더라도 온전히 한 나라를 세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라를 세우는데 더 중요한 것은 그 나라를 유지할 수 있는 법과 체계입니다. 모세 입장에선 하나님으로부터 이제 막 율법을 받았으니, 이제야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세울 준비가 끝났다고 느꼈을 겁니다.

그런데 막상 모세가 산에서 내려왔을 때의 광경은 자신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자신은 40일 간의 금식을 통해 영적으로도 충만한 상태로 하나님의 율법까지 가지고 돌아왔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사이에 금송아지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 절하며 우상숭배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모세는 너무나 격노한 나머지 하나님께서 직접 써 주신 돌판을 백성들을 향해 내던지게 됩니다.

 

저는 오늘 마가복음의 9장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호렙산에서 막 내려오던 모세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 단 세 사람만 데리고 어느 산으로 올라갑니다 (9:2). 거기서 예수님은, 그 모습이 변형되어 모세와 엘리야를 만나게 되죠. 세 명의 제자들이 목격한 예수님의 모습은 너무나 영적이고 거룩한 모습이었을 겁니다. 그러한 영적인 경험을 한 후에, 예수님과 세 명의 제자들은 산 밑으로 내려가 그들을 기다리는 다른 제자들과 조우합니다. 오늘 읽은 본문의 이야기는 바로 이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예수님과 세 명의 제자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제자들과 서기관들 사이에는 격렬한 논쟁이 오가고 있었고, 산에서 내려 온 예수님 일행은 무슨 일 때문에 변론을 하는지 묻게 됩니다. 알고 보니 그 논쟁의 쟁점은 한 귀신 들린 아이 때문이었습니다.

 

무리 중의 하나가 대답하되 선생님 말 못하게 귀신 들린 내 아들을 선생님께 데려왔나이다 귀신이 어디서든지 그를 잡으면 거꾸러져 거품을 흘리며 이를 갈며 그리고 파리해지는지라 내가 선생님의 제자들에게 내쫓아 달라 하였으나 그들이 능히 하지 못하더이다 (9:17-18)

 

솔직히 말씀 드리면, 귀신 들린 아이를 놓고 제자들과 서기관들 사이에 어떤 논쟁이 벌어졌는지 알 순 없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어찌 이런 아이 하나 못 고치느냐는 서기관들의 공격이 있었을까요? 그 공격에 제자들은 그러는 너희 서기관들은 이 아이를 고칠 수 있느냐고 맞받아쳤을까요? 확실한 것은 예수님은 이들의 논쟁을 보시며, 믿음이 없는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얼마나 너희에게 참으리요 (9:19)라고 말씀하시며 제자들과 서기관들을 꾸짖으셨다는 겁니다.

 

저는 이 본문을 보며, 산에 올라가 하나님을 경험하고 영성체험을 했던 사람들이 산에 내려왔을 때 겪는 시험과 혼란함들이 떠올랐습니다. 수련회에 참여하거나 기도원에 있는 동안 하나님을 뜨겁게 체험하고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절대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만 보며 살아야지 하고 결심하고 돌아오면, 꼭 내 마음을 뒤집고 흔들어 놓는 일이 바로 발생하곤 하죠. 그럴 땐 내 기도와 체험이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시험과 혼란을 모세와 예수님도 겪으신 것을 보며, 마음의 위안을 얻습니다. 어쩌면 내 진정한 영성훈련은 수련회나 기도원에서 일상으로 돌아오며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겪는 시험과 혼란함까지도 내 삶의 영성훈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내 일상 속에서도 영성훈련을 통하여 얻은 거룩하고 성결한 마음을 녹여내고 그 시험과 혼란을 이겨내는 것이 우리 믿는 자들의 삶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기억하십시오. 영성의 시간과 일상의 시간은 우리 삶에서 완전히 분리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통해 충만해진 내 영성을 내 일상 안에서 느끼고 적용하며 사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삶입니다. 하나님을 만나며 여러분 삶을 맡기듯이, 여러분의 삶 속에서 늘 하나님을 경험하시기 원합니다.

 

 

   [묵상]

 

영적인 체험을 하고 나서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 여러분을 괴롭히는 시험과 혼란함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기도]

 

내 영적인 삶과 내 일상의 삶이 늘 균형을 이루며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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