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마가복음 8:34-38

 

6:31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6:32 너희가 만일 너희를 사랑하는 자만을 사랑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사랑하는 자는 사랑하느니라 

6:33 너희가 만일 선대하는 자만을 선대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이렇게 하느니라 

6:34 너희가 받기를 바라고 사람들에게 꾸어 주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그만큼 받고자 하여 죄인에게 꾸어 주느니라 

6:35 오직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선대하며 아무 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라 그리하면 너희 상이 클 것이요 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 되리니 그는 은혜를 모르는 자와 악한 자에게도 인자하시니라 

 

 

[말씀]

 

예전에 호주에서 배낭여행을 하다가 알람시계 하나를 사야할 일이 있어서 시계방에 들렸습니다. 그래도 여행 중에 기념이 될 시계라 신중하게 고르고 골랐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두 개를 손에 들고 어느 쪽을 살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둘 다 너무 괜찮아 보여서 도저히 고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두 시계를 들고 카운터에 앉아 있는 시계방 주인에게 가서, 제가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만약에 사장님께서 알람시계를 고르는 손님 입장이라면 이 둘 중에 어떤 걸 사시겠어요?

 

그랬더니 그 시계방 주인은 한참동안 두 시계를 보다가, 가격이 더 싼 걸 골라주는 겁니다. 그래서 왜 그쪽을 골랐냐고 하니까, 그 시계는 시계바늘이 가리키는 숫자가 더 잘 보이기 때문에 시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다시 보니 실제로 그랬습니다. 제가 가지고 온 두 개의 시계 중에 하나는 디자인은 예뻤지만 숫자가 써 있지 않아서 시계바늘이 가리키는 것이 1시인지 2시인지 헛갈리게 되어 있었고, 그 주인이 골라준 시계는 숫자가 확실하게 보이는 시계였습니다. 그래서 골라준 시계를 바로 샀습니다.

그 때는 여행 중이라 경황이 없었는데 돌이켜 보니 그 주인이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히 둘 중에 더 비싼 시계를 팔 수도 있었던 기회였는데, 그것보다는 시계를 사용하는 제 입장에서 생각을 해 주고 추천해줬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황금률로 알려진 유명한 구절입니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말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늘 역지사지의 마음을 기억하라는 겁니다. 예수님은 이것에 더해서 이렇게 말씀하고 계시죠.

 

너희가 만일 너희를 사랑하는 자만을 사랑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사랑하는 자는 사랑하느니라 (6:32)

 

가족이나 친한 친구처럼, 어차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그들을 사랑한다고 해도 그렇게 큰 덕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당연한 덕을 넘어서는 더 큰 사랑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씀하시죠. 그래서 우리 기독교의 가장 지고의 사랑을 가르쳐 줍니다. 바로 원수를 사랑하라는 겁니다.

 

그러나 너희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좋게 대하여 주고, 또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어라. 그리하면 너희는 큰 상을 받을 것이요,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 될 것이다. (6:35)

 

어렸을 때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이 말씀을 머리로만 이해했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에 원수라고 해 봤자 얼마나 저와 원한이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살면서 도저히 용서하지 못할 사람들을 보게 되면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이 말씀이 얼마나 어려운 덕목인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마음을 갈고 닦아도 내게 원한이 있는 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만큼 불가능한 일은 없습니다. 그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의 말씀과 같이,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원하는 것들은 다른 사람도 똑같이 원한다는 것을 공감하고, 그들에게 그만큼 베풀어 주는 정도일 겁니다.

 

그런데 이 황금률(Golden Rule)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법칙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은률(Silver Rule)이라고 부릅니다. 황금률은 내가 받고자 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어주라는 덕목이라면, 이 은률은 내가 받고 싶지 않은 대접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말라는 겁니다. 비슷한 듯 다르죠?

 

저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얼마나 실천하기 힘든지 알기 때문에, 반드시 원수를 다 용서하고 사랑하세요 라고 말씀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제 자신조차도 지키지 못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황금률도 어렵습니다. 내가 대접받고 싶어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나의 욕망입니다. 그런 내 자신의 욕망을 접어두고 다른 사람을 섬긴다는 것 또한 쉽게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은률을 지키는 것만큼은 반드시 실천하시기 원합니다. 내가 듣고 싶지 않은 비판을 다른 사람에게 해서는 안되겠죠. 또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억울한 처사를 다른 사람이 지게 하는 것도 피차 은혜가 될 수 없습니다. 이것을 지키는 것은 간단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말하거나 행동하려 할 때, 그것이 내가 듣고 싶지도 않고 당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면, 최대한 내가 듣고 싶게 말하고 보고 싶게 행동하라는 겁니다. 이 은률을 꾸준히 지켜나가며 내 삶의 일부로 만들어 나갈 때, 황금률이나 원수를 사랑하라는 더 높은 덕목도 우리가 결국 이루어 나가리라 믿습니다.

 

 

 [묵상]

 

여러분이 다른 사람을 통해 가장 겪고 싶지 않은 말이나 행동이 있습니까?

 

 

[기도]

 

내 삶의 모든 습관들이 다른 사람들의 눈과 귀에도 순()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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