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마태복음 16:6-12

 

16:6 예수께서 이르시되 삼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 하신대

16:7 제자들이 서로 의논하여 가로되 우리가 떡을 가져오지 아니하였도다 하거늘

16:8 예수께서 아시고 가라사대 믿음이 적은 자들아 어찌 떡이 없음으로 서로 의논하느냐

16:9 너희가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 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먹이고 주운 것이 몇 바구니며

16:10 떡 일곱 개로 사천 명을 먹이고 주운 것이 몇 광주리이던 것을 기억지 못하느냐

16:11 어찌 내 말한 것이 떡에 관함이 아닌 줄을 깨닫지 못하느냐 오직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 하시니

16:12 그제야 제자들이 떡의 누룩이 아니요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교훈을 삼가라고 말씀하신 줄을 깨달으니라

 

 

[말씀]

 

예수님은 참 독특한 화법을 사용하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는 모세율법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모세율법은 지금으로부터 수 천 년 전에 모세를 통해 전해진 이스라엘의 율법입니다. 그 율법을 열심히 지킬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잘 보살펴 주고, 열심히 지키지 않으면 하나님이 이웃나라를 통해 벌을 주신다는 규칙이 있죠. 사사기 이후 이스라엘 역사가 대부분 이런 규칙 속에 진행됩니다. 그 나라의 왕과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을 잘 지키고 준수하면 나라가 평안해 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외적이 쳐들어와 이스라엘은 벌을 받게 됩니다. 처음에 이 율법을 잘 지키지 않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나중에 나라가 멸망하고 나서야 이 율법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이들은 나라를 되찾고 나서 이전보다 훨씬 더 열심히 율법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모세율법은 굉장히 세세한 생활율법이 대부분입니다. , 구약시대의 삶 속에서 지켜야 할 세세한 규례들이 많았죠. 그런데 예수님 때에는 시대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구약시대처럼 양을 치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보다는, 로마제국이 유대지역 여기저기에 세운 도시들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 마디로, 농촌보다는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겁니다. 도시생활을 하게 되면 이전의 율법에 근거한 삶을 살기가 어렵습니다. 가령 회개할 일이 있을 때 형편에 따라 자신이 키우던 동물 중에서 흠 없는 소나 양, 혹은 염소나 비둘기를 성전에 가지고 와서 제물로 바쳐야 합니다. 그런데 도시생활을 하게 되니 이제는 집에 짐승을 키우지 않는 경우가 허다해졌죠. 그래서 제물 대신 돈을 들고 와서 성전에서 대신할 제물을 매매하게 됩니다. 이것이 예수님 시대에 성전 안에서 짐승매매가 성행했던 이유입니다.

 

가장 중요한 회개의 규례가 이 정도이니, 다른 생활율법은 더더욱 지키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의 역할이 이 당시에 중요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죠. 이들은 예전 구약시대와 달라진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율법을 어떻게 계속 지켜 나갈지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사람들에게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율법학자들을 선생이라는 의미를 담아 랍비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가르침은 지키기 어려웠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나 부유한 사람들은 율법을 지킬 여력이 있었지만,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들은 도저히 율법을 지킬 여유가 없었던 겁니다. 그럼에도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율법을 지키지 못하는 약자들을 죄인이라고 불렀고 이들을 사회적으로 배제시키려고 했습니다. 그들 랍비들에겐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율법을 지키는 사람지키지 못하는 사람으로 구별되었던 겁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달랐습니다. 예수님도 당시에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처럼 랍비라고 불리며 사람들을 가르치셨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은 다른 랍비들과 달랐습니다. 예수님은 단순히 율법을 지키는 사람과 지키지 못하는 사람으로 구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율법을 지키지 못하는 세리와 성매매를 하던 여인들에게 찾아가 그들의 친구가 되어줬죠. 그리고 그들을 죄인으로 규정하고 사회로부터 소외시키려고 했던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삼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 하신대 (16:6)

 

누룩은 빵을 부풀릴 때 사용되는 효모, 즉 이스트(yeast)입니다. 이것은 빵의 반죽에 발효를 하게 만들어서 그 반죽 안에 기포를 생성시킵니다. 그럼 그 기포 때문에 빵이 부풀어 오르죠. 재미있는 것은, 어떤 효모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빵의 맛과 성질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좋은 누룩을 사용하지 않으면 빵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예수님이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하신 것은 이런 의미가 있습니다. 좋은 누룩을 사용하지 않으면 빵의 반죽이 아무리 좋아도 좋은 빵이 만들어질 수 없듯이, 랍비의 가르침이 올바르지 않으면 좋은 사람들이 모여도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처럼 사람들을 단순히 율법을 지키는 사람그렇지 못한 사람으로만 구별하게 되면, 사회 안에서 다른 사람들의 아픔과 외로움에 공감할 줄 아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게 되죠. 그런 사회 안에선 누군가가 항상 왕따 당하고 소외되며 살고 있지만, 가해자들은 막상 죄책감을 갖지 못한 채 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경계하라고 했던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누룩은, 이와 같이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게 만드는 무감(無感)의 누룩입니다.

 

이것은 오늘날의 사회도 마찬가지라고 믿습니다. 우리 주변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위로와 평안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다른 종교인들, 다른 이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바라보는 것은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관점이죠. 우리 믿는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먼저 바라봐야 합니다.

 

 

 [묵상]

 

여러분의 눈으로 볼 때 아픔과 고통을 가진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기도]

 

다른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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