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마태복음 20:25-28

 

20:25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20:26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20:27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20:28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말씀]

 

카가와 도요히코(1888-1960)라는 일본 목사님이 있었습니다. 그는 첩의 아들이었는데, 다섯 살이 되었을 때 부모님께서 모두 전염병으로 돌아가시고 혼자 남았습니다. 그래서 첩의 자식이면서 아버지의 본부인의 집에 들어가 거기서 의붓형제들 사이에서 자랐는데요, 그를 돌봐줄 사람은 당연히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12살이 되었을 때 길거리에서 교회 전도행사가 있어서 구경을 갔었는데, 거기서 나팔을 불며 행진을 하는 사람들이 예수를 믿으면 당신도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라는 외침에 그 어린 도요히코는 감전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달려가서 그 전도행렬의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나같이 부모님을 잃은 첩의 아들도 하나님의 아들이 될 수 있다고요?

 

그때부터 그는 자신을 소개할 때 내 이름은 카가와 도요히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나는 이제 첩의 자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 때부터 목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메이지 학원 신학부 예과를 거쳐 고베 신학교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그에게 큰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결핵에 걸린 겁니다. 당시 결핵은 치사율이 굉장히 높았던 병입니다. 그래서 학업을 중단하고 깊은 산골에 들어가 요양을 했는데, 이 때 가네자가 교회의 나가오 목사님께서 그를 돌봐줬습니다. 나가오 목사님의 도움으로 도요히코는 병세가 완화되었고, 다시 활동할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고베의 빈민촌으로 들어가 사람들을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고베는 가난과 질병, 범죄가 만연하던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그들에게 옷을 하나씩 지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학업의 길이 열려 미국 프린스턴에서 공부할 기회를 가졌고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최고 엘리트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귀국 후에 그가 다시 돌아간 곳은 고베의 빈민굴이었습니다. 거기서 전도와 사회사업, 농민 운동에 헌신했던 겁니다. 그는 후에 간디를 만나고 노벨상 후보에도 오르며 세계적인 인물이 되었지만, 그는 한 평생을 전도와 선교, 구제에 힘쓰며 살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유명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게 된 배경은, 제자들의 다툼 때문입니다. 세베대의 두 아들인 야고보와 요한을 주님의 나라에서 예수님의 좌우편에 앉게 해달라는 인사청탁을 듣고, 제자들은 일대 혼란이 일어났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름 수제자로 스스로를 평가했던 베드로가 가장 화가 났겠죠. 그런 제자들의 갈등을 보며 예수님께서 이렇게 얘기하신 겁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20:28)

 

사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그 당시 제자들에게 아무런 변화를 가져다 주지 못했습니다. 말로만 들어서 알 수 있는 교훈이 아니었던 거죠. 하지만 예수님은 말로만 이 섬김의 도를 전하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며 그 섬김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죠. 예수님께선 정말로 자신의 목숨을 많은 사람들의 대속물로 넘겨 주신 겁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 섬김의 모습에 결국 변화되었습니다. 인사청탁을 했던 두 제자 중 형인 야고보는 열 두 제자 중에서 가장 먼저 순교를 당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동생인 요한은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모든 제자들의 순교를 눈으로 확인하고, 그 자신도 순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결국 가룟유다를 제외한 모든 제자들은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 놓으며 다른 사람들을 섬겼던 예수님의 그 섬김의 도를 실천하며 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섬김의 모습을 보여주셨기에, 제자들도 예수님을 따라 섬김의 삶을 살 수 있었던 거죠.

 

저는 이것을 보며 섬김이라는 것이 대물림 된다고 믿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열심히 섬기는 모습은, 나만 열심히 섬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나의 섬김의 모습을 본 누군가가 또 다시 나만큼, 혹은 나보다 더 헌신하고 섬기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거죠. 도요히코가 평생 헌신과 섬김의 삶을 살았던 것도, 그가 폐결핵으로 죽을 뻔 했을 때, 그를 돌봐 줬던 나가오 목사님 덕분이었습니다. 사실 젊을 때의 도요히코는 그다지 밝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20대 내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며 살았고, 실제로 그가 결핵에 걸리고 의사로부터 앞으로 얼마 못 살 거라는 말을 들었을 땐, 그는 반쯤 삶을 포기한 상태로 깊은 산골에 들어갔던 겁니다. 그런 그를 나가오 목사님은 헌신적으로 섬겼습니다. 그가 병으로 기침할 때마다 피를 토하면 걸레로 일일이 닦아주었고, 그의 결핵을 두려워하지 않고 함께 밥을 먹으며 그와 말동무가 되어줬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나가오 목사님은 자신의 교회에 사모와 딸 외에는 없었다는 겁니다. 즉 나가오 목사님의 목회는 세상의 눈으로 볼 때는 완전히 실패했던 거죠. 하지만 그가 열매가 전혀 없어 보이는 그 목회현장 속에서도 도요히코를 극진히 섬겼기에, 도요히코는 우치무라 간조와 함께 20세기 일본에서 가장 위대한 기독교인으로 기억될 만한 섬김의 도를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던 겁니다.

 

섬김은 어렵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낮아져 보이기 때문입니다. 내 낮아진 모습에 다른 사람이 나를 얕잡아 볼까봐 불쾌한 마음도 듭니다. 하지만 우리는 예수님과 제자들의 섬김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나가오 목사님과 도요히코의 섬김도 배웠습니다. 이제는 우리 차례입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섬기며 살기로 결단할 때입니다. 물론 섬김의 삶은 쉽지 않습니다. 나만 손해보는 것 같고 나만 고생하는 것 같아서 종종 자괴감도 듭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른 사람을 섬겨야 합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섬기려 이 땅에 오신 거라면, 우리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라고 고백할 때는 이 섬김이 우리의 삶 속에 나타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삶 속에 다른 사람을 섬기고 헌신하는 마음이 나타나길 원합니다.

 

 

  [묵상]

 

“여러분의 삶 속에서 섬김의 도를 가장 깊게 가르쳐 주신 분은 누구입니까?

여러분도 그 분처럼 섬기며 살아가고 있나요?

 

 

 [기도]

 

나도 내 삶을 지켜보는 누군가에게 섬김의 도를 잘 실천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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