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6일 – 심상(心相)

2020.09.25 18:18

이상현목사 조회 수:716

[본문]

 

스가랴 7:4-6

 

7:4 만군의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7:5 온 땅의 백성과 제사장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칠십 년 동안 다섯째 달과 일곱째 달에 금식하고 애통하였거니와 그 금식이 나를 위하여, 나를 위하여 한 것이냐 

7:6 너희가 먹고 마실 때에 그것은 너희를 위하여 먹고 너희를 위하여 마시는 것이 아니냐   

 

 

[말씀]

 

송나라 때 범중엄이란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알고 싶어서, 당시 개봉에 소문난 관상(觀相)쟁이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대뜸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며 자신이 이 나라의 재상이 될 수 있을지 물었습니다. 관상쟁이는 찬찬히 얼굴을 들여다봤는데 그다지 표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당신은 도저히 재상이 될 관상은 아니니 꿈을 낮추시오” 하고 대답했습니다. 범중엄은 크게 실망한 얼굴로, 그럼 의원은 될 수 있겠냐고 묻습니다. 오늘날과 달리 이 시대의 의사는 그리 귀한 직업이 아니었습니다. 관상쟁이는 범중엄이 재상이 되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금방 직업의 수준을 낮춰 물어본 것이 의아해서 되물었습니다.

 

“재상을 바라던 분이 어찌 의원처럼 천한 직을 원하시오?

 

그러자 범중엄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도탄에 빠진 천하의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해 재상이 되려고 했던 건데, 내가 재상이 될 상이 아니라고 하니 차라리 의원이 되어 병고에 시달리는 백성들이라도 도우려고 하오.

 

이 말을 듣고 관상쟁이는 범중엄의 얼굴을 한참 보며 뭔가를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관상은 얼굴상(色相)이 먼저 보이지만 그 안의 뼈의 상(骨相)만 못하고, 골상도 마음의 상(心相)만 못합니다 (色相不如骨相, 骨相不如心相). 당신은 얼굴상과 골상은 도저히 재상이 될 재목이 아니지만, 심상만큼은 그 누구보다 뛰어나니 반드시 재상이 되도록 하십시오.

 

이 말을 듣고 범중엄은 열심히 노력하여 정말로 재상 자리에 앉았고, 범문공(凡文公)이라 불리게 됩니다. 판관 포청천(判官 包)이라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중국 드라마가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는 항상 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송나라 조정이 나오는데, 황제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다들 자기의 욕심만 채우기 바쁜데요, 그 안에서 유일한 충신은 둘 밖에 없습니다. 바로 포청천과 범중엄입니다. 포청천이 사법을 담당했다면 범중엄은 행정부를 담당하였고, 이 두 관리로 인해 개봉의 백성들은 그나마 위로를 받으며 살게 됩니다.

 

오늘 본문은 스가랴입니다. 아무리 교회를 오래 다니신 분들도 구약성경 뒷부분에 나오는 선지자들 이름은 항상 헷갈려 하죠. 어느 선지자가 어느 시대에 활동했는지를 알면 그 성경 내용도 이해하기 편할 텐데, 구약성경의 선지자들이 시대 순으로 놓여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 구약성경의 마지막 세 권인 학개, 스가랴, 말라기는 가장 나중 시대에 기록되었다는 것을 기억하신다면 이 부분들을 읽을 땐 꽤 유용한 사전지식이 될 겁니다. , 다른 선지자들은 몰라도, 마지막 성경 3권은 가장 나중인 바빌론 포로 이후에 지어졌습니다. 오늘 말씀인 스가랴도 마찬가집니다. 스가랴는 바빌론 포로기가 끝나고 이스라엘로 귀환한 이후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래서 다른 예언서에는 유다왕국의 회복과 예루살렘 성전의 재건을 꿈꾸는 내용이 많이 나오지만, 스가랴는 성전의 재건이 현실로 나타나는 땝니다 (4:9, 8:9). 그런데 오늘 말씀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온 땅의 백성과 제사장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칠십 년 동안 다섯째 달과 일곱째 달에 금식하고 애통하였거니와 그 금식이 나를 위하여, 나를 위하여 한 것이냐? ( 7:5)

 

자그만치 70년 동안 일년에 두 번씩 금식을 해왔다는 말씀입니다. 70년은 당연히 바빌론 포로 때를 의미합니다. 유다가 바빌론에 의해 멸망하고 포로로 잡혀간 후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유다 백성들이 이제부터라도 율법을 잘 지키고자 포로기간 동안 하나님의 명령대로 금식을 하게 된 거죠.

그런데 이 금식을 언급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좀 까칠해 보입니다. 그 금식이 과연 누구를 위한 금식이었는가 질문을 던지고 계시죠. 다음 구절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먹고 마실 때에 그것은 너희를 위하여 먹고 너희를 위하여 마시는 것이 아니냐” ( 7:6)

 

인간이 금식을 하는 건 하나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인간 자신을 위해서라는 말씀입니다. 이게 2500년 전에 쓰인 글이지만 너무나 충격적인 말씀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경건생활도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거룩한 생활을 하자고 말하며, 실제로 금식도 하고 고행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모든 것들은 하나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실은 내 자신을 위해서임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내가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는 것도, 하나님보다는 내가 만족하기 위해 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앞서 범중엄의 이야기도 드렸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재상이 되고자 하고, 그 자리가 아니더라도 더 높은 권력과 더 많은 돈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목적은 모두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죠. 하지만 범중엄은 달랐습니다. 그가 재상이 되어 권력을 가지려고 했던 이유는 백성들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포청천 드라마를 보면 범중엄은 자신의 목숨보다도 백성들의 생명과 의를 추구합니다. 그게 실제 범중엄의 이야기와 다를지언정, 오늘날까지도 참 관리를 꿈꾸는 사람들이 1000년 전 그의 ‘심상’을 따르려고 하는 것을 보면, 자신을 돌보지 않는 올곧은 마음이 무척 강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심상(心相)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마음은 어떤 상()을 추구하며 살고 계시나요? 여러분 자신의 만족을 위한 신앙생활보다는, 여러분을 구원하신 주님의 놀라운 사랑에 응답하여 여러분의 삶을 주님께 기꺼이 내어 놓는 그런 희생과 헌신의 마음이 여러분의 심상에 담기길 기원합니다.

 

 

 [묵상]

 

“여러분의 색상(얼굴 관상)과 골상(몸 관상)은 어떤 평가를 받으십니까? 그리고 여러분의 심상은 스스로 어떻다고 믿습니까?

 

 

[기도]

 

내 삶의 우선순위가, 내 자신보다는 하나님과 이웃을 향하는 헌신과 사랑의 삶을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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