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6일 - 호산나

2020.04.05 23:02

이상현목사 조회 수:3108

[본문]

 

마가복음 11:4-10

 

11:4 제자들이 가서 본즉 나귀 새끼가 문 앞 거리에 매여 있는지라 그것을 푸니 

11:5 거기 서 있는 사람 중 어떤 이들이 이르되 나귀 새끼를 풀어 무엇 하려느냐 하매 

11:6 제자들이 예수께서 이르신 대로 말한대 이에 허락하는지라 

11:7 나귀 새끼를 예수께로 끌고 와서 자기들의 겉옷을 그 위에 얹어 놓으매 예수께서 타시니 

11:8 많은 사람들은 자기들의 겉옷을, 또 다른 이들은 들에서 벤 나뭇가지를 길에 펴며 

11:9 앞에서 가고 뒤에서 따르는 자들이 소리 지르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11:10 찬송하리로다 오는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하더라

 

 

[말씀]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지면서 여기저기서 안타까운 사연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특히 환자와 사망자가 폭팔적으로 늘어나면서 의료시설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벌어진 해프닝들이 우리의 맘을 아프게 합니다. 지난 달 초에 이태리 나폴리에 살고 있는 루카 프란세스라는 배우에게 일어난 일입니다. 그와 누나는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었는데 그만 누나가 숨졌습니다. 누나의 나이는 고작 47살이었죠. 처음에 누나가 감염증상을 보였을 때 여기저기 병원과 당국에 전화를 해봤지만, 제대로 응답해주는 데가 없어서 결국 검사조차 받지 못했고 누나는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슬픈 마음을 안고 장례를 치르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누나의 시신을 수습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누나의 시신은 24시간 넘게 침대에 방치되었고 프란세스는 울분을 토하며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사연을 영상으로 알렸습니다.

 

"여러분, 저 좀 살려주세요. 우리는 망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우리를 버렸습니다"

 

그리고 침대에 죽어있는 누나를 영상으로 보여주며 여기 제 누나가 있습니다. 누나는 어제부터 침대에 누워 있어요" 하고 울먹였습니다.

 

디스토피아라는 말이 있습니다. 유토피아라는 말의 반대말이죠. 유토피아가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는 낙원을 뜻한다면, 디스토피아는 그와 반대로 모든 사람들이 지옥과 같은 삶을 사는 곳을 뜻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에겐 바로 지금 그들의 상황이 디스토피아가 아닐까 싶습니다. 디스토피아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제발 나를 살려달라는 거죠.

 

2000년 전에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호산나, 호산나를 외치며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했다고 합니다. 자 이 장면을 떠올리시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예수님을 실물로 영접하여 기뻐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환호가 떠오르시나요?

 

, 저도 그랬습니다. 예루살렘에 나귀를 타고 올라오시는 그 모습에 사람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환호했다고 하니,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와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는 스포츠 영웅들이 떠올랐었습니다.

그런데 요새 코로나 바이러스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절망에 빠지게 되니까, 어제 종려주일을 보내면서도 흥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을 다시 읽으며 그 당시에 예수님께 호산나를 외쳤던 사람들의 마음을 떠올렸습니다. 그랬더니 기존의 환희와 기쁨과는 완전히 다른 그들의 안타까운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호산나 (Hosanna) 라는 말은 우리를 구원하소서 라는 의미입니다. 말 그대로 살려달라는 거죠. 물에 빠진 사람이 허우적거리며 유일하게 내뱉는 말이 바로 살려주세요 (Help me!) 입니다. 사실은, 호산나라고 외쳤던 사람들의 함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로마 정권 하에서 식민지배를 받고 살면서 유대인들은 경제적으로 또 정신으로 이미 지친 상황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구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이렇게 보면, 예수님이 작은 나귀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에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정말 기쁘고 즐거워서 예수님을 환영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처지가 너무나 힘들고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보니까, 자기들을 구할 수도 있다는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무조건 살려달라고 외쳤던 겁니다.

그런 의미에선 그들의 호산나는 기쁨의 함성이 아니라, 처절한 절규였던 겁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어제 종려주일 예배를 시작으로 이제 본격적으로 고난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우리의 상황이 지금 쉽지 않다 보니까, 주님의 부활을 기다리며 소망을 가지는 것도 심적으로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주님께 호산나를 외치며 우리를 구원해 달라고 간구해야 합니다. 우리 인간은 스스로 구원할 수 없습니다. 오직 주님만이 우리의 구원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 의지해서 이번 고난주간 동안에, 주님께 더욱 더 다가가며 주님의 부활의 소망과 구원의 확신을 가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묵상]

 

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피폐해진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우리가 주님의 구원을 기다릴 수 있을까요?

 

 

 [기도]

 

내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나를 구원하시는 주님을 믿고 의지하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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