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마가복음 8:11-13

 

8:11 바리새인들이 나와서 예수를 힐난하며 그를 시험하여 하늘로부터 오는 표적을 구하거늘 

8:12 예수께서 마음속으로 깊이 탄식하시며 이르시되 어찌하여 이 세대가 표적을 구하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세대에 표적을 주지 아니하리라 하시고 

8:13 그들을 떠나 다시 배에 올라 건너편으로 가시니라

 

 

[말씀]

 

삶의 가장자리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가끔 어떤 분들의 간증을 듣다보면 가장 밑바닥에 떨어졌을 때 하나님을 극적으로 만나고 다시 행복한 삶으로 돌아왔다고 하는 그런 이야기들을 듣게 됩니다. 여러분도 그런 극적인 간증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 극적인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도 하나님과 그런 강렬한 만남을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지나치게 되면, 왜 하나님은 나에게 직접 음성으로 말씀해 주시지 않는 걸까? 나도 하나님의 기적을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큰 신앙을 가질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됩니다.

정말로 하나님의 강력한 이적을 체험한다면 평생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살 수 있을까요? 물론 그 체험이 강렬하면 강렬할수록 신앙을 오래 간직할 수 있다는 생각도 틀리진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놀라운 이적을 체험한 사람이 절대로 하나님을 떠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주위에는 하나님을 절대 버리지 않을 것 같던 사람이 교회를 떠나 세상으로 돌아간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만났던 강렬한 체험을 간증했던 사람이 그렇게 변심하여 하나님의 품을 떠난 것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이런 변덕과 얄팍함이 우리 인간의 본질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기적은 사람의 마음을 잠깐 움직일 수는 있지만 영원히 붙잡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의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이 보고 들으며 체득했던 경험조차도 왜곡하고 조작해서 자신이 편한 데로 기억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리새인들은 예수님께 나와 하늘의 표적을 요구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어투로 예수님을 쏘아붙였을 겁니다. 당신이 정말 우리가 기다리던 메시야라면, 하나님이 주신 표적을 지금 우리에게 보여주세요! 성경에서 예수님이 마음속에 깊이 탄식했다고 표현된 부분은 오늘 이 본문 밖에 없을 겁니다. 그만큼 이들의 질문이 예수님에게 큰 실망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요구가 그렇게 무리한 요구였을까요? 오늘날 우리도 때때로 바리새인과 같은 표적을 구하곤 합니다. 주님, 제 아들의 병만 낫는다면, 저와 아들은 평생 당신을 섬기겠습니다, 하나님, 대학만 붙게 해주시면 ,제가 평생을 바쳐 열심히 신앙생활 하겠습니다, 주님, 이번 일만 잘 풀리면, 제가 교회도 잘 다니고 봉사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물론 삶의 어떤 계기를 통해서 신앙을 점검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이미 알면서 그것을 하지 않고 있다가, 부랴부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갖기 위해 하나님을 찾는 것은 애초에 순서가 잘못된 겁니다.

 

예수님은 표적을 구하던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세대에게 표적을 주지 아니하리라.

 

 

어제 저는 여권 갱신을 위해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총영사관을 찾아갔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오고 가는 길에 차가 하나도 막히지 않았습니다. 길거리에 마스크 쓴 사람도 간간히 보였지만 다들 한적한 휴일을 보내듯이 여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맛있는 식당이나 커피점을 찾으러 다녔겠지만 저는 왠지 모를 찝찝함에 총영사관에서 일을 다 보고 다른데 들리지 않은 채 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총영사관에 비치된 손세정제를 열심히 사용하고, 다른 사람이나 다른 물건과 최대한 접촉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제 자신이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많이 망가졌고 내 자신의 모습이 달라진 겁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면서 안전하다고 느끼는 제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 하나님께 뭔가 엄청난 것만을 요구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소소하지만 행복하고 여유 있었던 우리의 일상이라는 엄청난 표적을 이미 주셨었는데,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하나님께 더 자극적이고 더 엄청난 것만을 요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무너진 일상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거리를 둬야만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는 오늘의 모습들은, 어쩌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셨던 일상이라고 하는 표적을 다시금 귀하게 깨닫고 회복하라는 말씀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혹시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하나님의 표적이 있습니까? 그 표적이 여러분의 신앙 자체가 되지 않기를 원합니다. 표적은, 표적 자체를 기다리는 사람의 노력이나 간구에서 비롯되지 않습니다. 표적은, 순전히 하나님의 역사를 믿고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혜요, 확증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뭔가 특별한 표적을 기다리고 계신다면, 오늘 하루 여러분에게 일어나는 모든 역사가 전부 하나님의 말씀이고 표적임을 믿고, 다시 한 번 감사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묵상]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하나님이 나에게 보여주신 표적은 무엇인가? 그 표적은 나로 하여금 하나님을 올바로 바라보게 하는가?

 

 

[기도]

 

나의 삶 속에서 주시는 하나님의 귀한 표적이 다시금 회복되고 이 질병의 고통이 회복되기를 간구하세요.

 

 

[광고]

 

+김희경 집사님이 카톡으로 보내주셨던 "사람 간에 2미터 거리 유지 안했을 때, 벌금을 물 수도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 벌금 금액이 $400 정도 된다는 것은 제가 아직 공식자료로 확인하진 못했습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밖에 나오게 됐을 때는 반드시 다른 사람과 안전거리 2미터를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주 주일 아침 8시에 예배 녹화가 있습니다. 예배 도우미로 참여하실 분들은 평소처럼 8시에 맞춰서 오시면 됩니다. 단 상호 간에 2미터의 안전거리를 유지하셔야 합니다. 당연히 친교는 없습니다. 그래서 8시부터 녹화된 예배자료는 카톡을 통해 

1) 예배 풀버전과 

2) 설교버전

두 가지가 주일 오전 중에 발송이 됩니다. 지금은 카운티 정부가 각자의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도록 강제하는 기간이니 만큼, 주일 오전 시간에 괜히 다른 일정 잡지 마시고, 각 집에서 함께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며 경건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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