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세 출신으로 한국 가수가 된 에릭 남, 지난 달에 있었던 애틀란타 살인사건과 아시안 인종차별과 관련하여 322일에 Times에 기고했던 기고문을 번역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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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은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볼 수 있습니다]


https://time.com/5948226/eric-nam-anti-asian-racism-atlanta/

 

지난 3 16, 어느 테러리스트가 8명을 비극적으로 죽였는데, 그 중 6명이 아시안 여성이었습니다. 사법당국은 이 사건을 (인종차별로 인한) 증오범죄로 규정할지 단순 살인사건으로 규정할지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저를 포함한 수 백 만의 아시아계 및 태평양계 아일랜더들은 과거의 기억과 지금의 현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외면 당하고 압도된(overwhelmed) 상태입니다.

 

이 소식으로 인해 저는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저는 아틀란타에서 태어나 자랐고, 그 살인사건이 벌어진 곳도 제가 오래 전 가봤던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충격과 슬픔, 좌절과 분노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아시안과 아일랜더들에 대한 공격이 급증했지만 우리 공동체가 요청한 도움과 경고는 완전히 무시되고 있습니다. 마치 이 일이 미국 안에 살고 있는 우리 이웃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처럼 들리고 있는 거죠.

 

아시안과 아일랜더들은 현재 불안, 트라우마,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백인 우월주와 패턴화된 인종차별에 바탕을 둔 미국 문화의 복잡한 역사는 그 자체로 무척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영원한 이방인들이자 소수민족 신화의 모델로서 아시안들이 미국에 초대되었지만, 이들은 완전히 통합되지 못했고 문화-정치적으로 그저 괜찮다는 미명 아래 이들 대부분의 삶이 무시되었습니다. 아시안 혹은 아일랜더로서, 우리는 배제되었고, 억류되었고, 비난받았으며, 무력화되고, 대상화되며, 결국 살해당했습니다.

 

한동안 저는 우리가 처한 이 불편한 위치가 그저 우리 자신이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사실 우리는 미국인처럼 보이고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받아들여지고 축하받고 함께 어울리기를 원했던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머리색은 달랐고, 우리 집은 영어를 할 줄 몰랐습니다. 우리가 주류가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은 그저 우리가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었죠. 또 우리는 좀 더 쉬운 이름을 가져야 했습니다. 우리는 부모님의 언어로 이야기를 해서도 안되었고, 학교에 한국음식을 가져가지 말아야 했습니다. 한 번은 선생님이 제가 가져온 한국음식을 맛보고 역겨운 표정을 지으며, 그 음식을 당장 버리라고 했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저에게 비웃는 친구들 앞에서 캔캔 속의 얀얀 (Yan Yan in the can can!)이라며 놀렸던 겁니다. (*단어반복은 아시안을 비웃을 때 자주 사용)

 

인종차별에 굴복하고 이와 관련된 범죄행위들은 사실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결국 정상적인 일처럼 자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다른 미국인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인종차별을 괜찮은 일로 묵인하며 사는 것은 결코 괜찮지 않습니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인종차별을 내면화하며 살았던 것은 돌이켜 보면 나의 정상적인 사고를 뒤틀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10대 때 뺑소니 사고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잘못했음에도 차에서 내려 우리 차 창문을 주먹으로 치며 내 어머니에게 이 바보같은 칭칭아 하고 소리쳤을 때 저조차도 어머니가 잘못한 것은 아닌지 의심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저는 한국인입니다.

 

당신들은 당신에게 피해를 준 가해자에게 사과를 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나요? 이것은 아시안과 아일랜더 젊은이들이 미국에서 커 가는 것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뒤틀린 삶을 살아가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피해를 당한 8명의 사망자들, Daoyou Feng (44), Delaina Ashley Yaun Gonzalez (33), Suncha Kim (69), Hyun Jung Grant (51), Soon Chung Park (74), Xiaojie Tan (49), Paul Andre Michels (54) and Yong Ae Yue (63) 를 죽인 살인자들이 인종차별의 동기로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어리석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입니다. 사법당국의 대변인의 표현대로 누군가가 참 안 좋은 하루를 보냈기 때문에 혹은 성중독 탓에 그들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백인들 특유의 특권의식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 인종 여성들을 과도하게 성적 대상화시켜왔던 미국의 오랜 관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우리 공동체의 여성들이 당신들의 성중독을 해소하기 위한 배출구로 희생되어야 합니까?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하나요?

 

이것에 대한 모든 것은 비극이고 잘못된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해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여전히 왜 그럼 지금까지 아무 말도 안 했나요? 하고 묻습니다. 이건 분명히 하죠. 우리는 항상 지난 1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도 당신들의 도움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은 듣지 않았죠. 당신들은 경청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제발 이제는 우리 말을 들어주세요. 그렇지 않고 침묵하는 것은 또 다시 인종차별에 순응하겠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큰 변화들은 모두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됩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우리 지역의 아시안과 아일랜더 공동체와 비즈니스들에게 힘을 실어 주시고 도와주세요. 증오범죄에 대한 새로운 기준과 납득할 수 있는 형벌체계를 세워 주세요. 빠르게 변화하는 미국사회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미국 시민들의 면모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의 전부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계속 바뀌어 나가겠죠. 하지만 이것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우리 중 하나를 공격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공격하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 중 한 사람의 변화가 우리들 모두의 변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겁니다. 당신이 그 한 사람이 되어주시겠습니까? 당신이 애틀란타에 살든 혹은 미국의 다른 도시에 살든, 아시안들의 경험을 이해하고 아시안들이 취급하는 물건을 사며, 단지 불평등을 고쳐나가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성장의 기회를 함께 누리며 우리 사회의 정의를 회복하는 이 사명에 여러분 스스로 힘을 실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상처받고, 지치고, 슬픔에 가득 차 있으며, 화가 나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인내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 스스로와 미래 세대를 위해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묵상]

 

에릭 남의 기고문을 읽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기도]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 (5:24) 이 말씀을 이루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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