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욥기 26:11-14

 

26:11 그가 꾸짖으신즉 하늘 기둥이 흔들리며 놀라느니라 

26:12 그는 능력으로 바다를 잔잔하게 하시며 지혜로 라합을 깨뜨리시며 

26:13 그의 입김으로 하늘을 맑게 하시고 손으로 날렵한 뱀을 무찌르시나니 

26:14 보라 이런 것들은 그의 행사의 단편일 뿐이요 우리가 그에게서 들은 것도 속삭이는 소리일 뿐이니 그의 큰 능력의 우렛소리를 누가 능히 헤아리랴

 

 

[말씀]

 

오늘은 한국의 24절기 중에 중복(中伏)에 해당되는 날입니다. 여름에 복()날은 초복, 중복, 말복으로 구분하여 가장 더운 여름 기간을 의미하곤 하죠. 여기서 복()은 엎드린다는 뜻입니다. 한자 모양만 보면 사람()과 개()가 함께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여름에 개를 보양식으로 먹는 걸 의미한다고 알고 계신 분도 있지만, 사실 그 뜻보다는 개가 주인을 만나면 엎드린다는 의미로 복()자를 이해하는 것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은 가장 더운 여름 절기를 지칭할 때 왜 이 복()자를 붙였을까요?

 

그것은 24절기를 음양오행(陰陽五行)기운을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오행은 화----토의 다섯 가지 기운을 뜻하는데, 여름은 더위를 담당하는 화()의 기운이 높고, 서늘함을 담당하는 금()의 기운이 낮은 것으로 설명됩니다. 화의 기운 앞에 금이 바짝 엎드려져 있어서 이 기간을 ()이라고 부르는 거죠.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초복에서 중복을 지나 말복에 이르는 이 더운 기간을, 인간이 자연 앞에 엎드리는 날로 이해하곤 했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에 반항하고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그 더위라고 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땀을 흘리며 화()의 기운을 느껴보라는 의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복, 중복, 말복의 세 가지 복()으로 무더운 여름을 나눈 것은, 더위 앞에 세 번을 엎드리며 겸손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무더위라고 하는 피할 수 없는 대자연의 열기 속에서 오만한 내 자신을 추스르고 겸손한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인 거죠.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몬트레이 지역은 한여름에도 무더위라는 것을 느끼기 어려운 지역입니다. 오히려 반팔을 입을 일조차 없을 정도로 1년 내내 추위와 싸우는 곳이죠. 그래서 오늘 같은 중복이 되어도 더위를 느끼기는커녕 여전히 잠바 하나를 걸쳐야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 몬트레이 지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복날의 의미를 점점 잊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복날이라고 보양식을 챙겨먹는 분들도 거의 안 계시죠.

 

그럼에도 자연 앞에 나의 겸손함을 되찾아야 한다는 복날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더 되새기길 원합니다. 자연 앞에라는 말이 거북하게 들리신다면, 하나님 앞에라는 말로 바꿔도 괜찮습니다. 실제로 성경은 자연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증언하며, 우리 인간이 겸손함을 회복해야 함을 역설합니다. 오늘 함께 읽은 욥기의 말씀이 대표적이죠.

 

그가 꾸짖으신즉 하늘 기둥이 흔들리며 놀라느니라 그는 능력으로 바다를 잔잔하게 하시며 지혜로 라합을 깨뜨리시며 그의 입김으로 하늘을 맑게 하시고 손으로 날렵한 뱀을 무찌르시나니 (욥기 26:11-13)

 

욥은 하나님이 일으키시는 놀라운 역사들을 고백합니다. 라합을 깨뜨리고 날렵한 뱀을 무찌르셨다는 표현이 언뜻 보면 고대 신화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라합이나 날렵한 뱀은 인간이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무서운 자연의 힘을 상징합니다. 따라서 이 구절은, 하나님께서 그 무서운 자연마저 깨뜨릴 정도로 자연보다 더 큰 능력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을 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보라 이런 것들은 그의 행사의 단편일 뿐이요 우리가 그에게서 들은 것도 속삭이는 소리일 뿐이니 그의 큰 능력의 우렛소리를 누가 능히 헤아리랴 (욥기 26:14)

 

이 구절에서 가장 중요한 말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마지막에 나오는 누가 능히 헤아리랴 입니다. 그 무서운 자연을 단번에 제압하고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을 우리 인간은 감히 헤아릴 수조차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씀은 결국 복날이 가진 의미처럼 우리 인간의 겸손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자연마저 굴복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을 망각하고 내 잘난 대로 살고 있는 우리 인간의 오만함을 지적하는 구절인 거죠.

 

오늘은 복날 중에서도 가장 더운 중복(中伏)입니다. 다행히 몬트레이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이 중복 더위에 휘둘릴 필요 없이 선선한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복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맛있는 보양식도 찾아 드시면서, 이 자연 앞에 그리고 하나님 앞에 겸손한 내 자신을 회복하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묵상]

 

여러분은 복날에 무엇을 찾아 드셨나요?

또한 오늘은 무엇을 드실 예정입니까?

 

 

[기도]

 

오늘 하루도 자연 앞에, 또한 주님 앞에, 겸손한 하루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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