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사무엘상 31:8-13

 

31:8 그 이튿날 블레셋 사람들이 죽은 자를 벗기러 왔다가 사울과 그의 세 아들이 길보아 산에서 죽은 것을 보고 

31:9 사울의 머리를 베고 그의 갑옷을 벗기고 자기들의 신당과 백성에게 알리기 위하여 그것을 블레셋 사람들의 땅 사방에 보내고 

31:10 그의 갑옷은 아스다롯의 집에 두고 그의 시체는 벧산 성벽에 못 박으매 

31:11 길르앗 야베스 주민들이 블레셋 사람들이 사울에게 행한 일을 듣고 

31:12 모든 장사들이 일어나 밤새도록 달려가서 사울의 시체와 그의 아들들의 시체를 벧산 성벽에서 내려 가지고 야베스에 돌아가서 거기서 불사르고 

31:13 그의 뼈를 가져다가 야베스 에셀 나무 아래에 장사하고 칠 일 동안 금식하였더라

 

 

[말씀]

 

이스라엘은 열 두 지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들의 조상은 야곱의 열 두 아들입니다. 야곱이 열 두 아들에게 했던 기도가 다 달랐듯이, 이들은 지파마다 각자 다른 개성과 전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 지파에 속해 있다고 똑같은 사람들이 아니었죠. 한 지파 안에도 지역 별로 각기 다른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았습니다. 이들 중에 길르앗 야베스 (혹은 야베스 길르앗) 사람들은 굉장히 독특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아마 여러분들도 이곳 사람들의 매력에 푹 빠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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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보이듯이 길르앗 야베스는 지파와 므낫세 지파의 경계에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래쪽에 있던 베냐민 지파와 끊을 수 없는 인연이 생기게 됩니다.

 

첫 번째 사건은 사사기 말미에 나오는 제사장의 첩 사건입니다. 저에게 가장 기묘하고 끔찍한 이야기가 무엇이었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이 제사장의 첩 사건을 들고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이스라엘의 열 한 지파가 베냐민 지파 하나를 완전히 학살했던 사건입니다. 그리고 이 학살을 위해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두 모이게 되는데, 유일하게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이 이 소집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여기 길르앗 야베스의 모든 사람들을 다 죽이고 결혼하지 않은 여자들만 남겨서, 그들로 베냐민 지파의 명맥을 잇게 합니다.

 

두 번째 사건은 사무엘상 11장에 등장합니다. 베냐민 지파 출신의 사울이 왕이 된 직후에 이웃나라 암몬이 길르앗 야베스를 쳐들어오자, 길르앗 사람들은 암몬에게 조공을 바치겠다고 화친을 청합니다. 그러자 암몬은 길르앗 사람들이 전부 오른쪽 눈을 빼야 그들과 언약하겠다고 그들을 모욕합니다. 이 말을 듣고 사울왕은 분개했고, 이스라엘의 군대를 이끌고 암몬과 전쟁을 벌였고 크게 승리합니다.

 

세 번째 사건은 바로 오늘 본문인 사무엘상 마지막에 등장하는 내용입니다. 블레셋에 패해 사울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벧산 성벽에 사울과 아들들의 시체를 매달았죠. 사울은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었기 때문에, 사울이 죽었을 때 모든 백성들은 다 흩어졌고 희망을 잃었습니다. 자신들의 왕의 시신이 성벽에 매달려 있었지만 두려운 마음에 누구도 시신을 수습할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 때 길르앗 야베스의 모든 사람들이 벧산으로 밤새도록 달려왔고 사울과 그 아들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러줬습니다.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말씀 드렸는데, 여러분들은 이들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맨 처음에 이스라엘 지파들이 모여 베냐민 지파를 학살하려고 했을 때 길르앗 사람들은 이에 응하지 않습니다. 이것 때문에 보복을 당해서 그들의 명맥마저 끊어질 뻔 했는데, 왜 그들은 이 엄중한 소집령을 거부했을까요? 성경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길르앗 사람들은 피와 원한을 부르는 이 전쟁을 달갑지 않게 여겼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길르앗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모든 원한과 후회를 자신들이 뒤집어 쓰고 희생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초대 왕이 베냐민 지파에서 나오게 되자 상황이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이웃나라가 쳐들어와도 요단강 서쪽에 살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베냐민 사람이었던 사울왕은 길르앗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곧바로 암몬과 전쟁을 벌였고 그들을 구원해 냅니다. 그리고 길르앗 사람들은 이것을 평생 잊지 못하게 됩니다.

40년이 지나 사울왕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전사합니다. 왕은 죽었고 블레셋은 너무나 두려운 존재였기 때문에, 아무도 성에 매달린 왕의 시신을 수습하러 나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은 달랐습니다. 이들은 사울왕의 시신이 성벽에 매달려 모욕을 당하고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밤을 새워 벧산으로 달려갔습니다. 벧산은 당시 블레셋 사람들이 점거한 성이었습니다. 이 성벽에 매달린 왕의 시신을 이들이 어떻게 탈취했는지는 여러분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다만 살아있는 사람을 위해서도 제대로 의리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사방에 가득 찬 이 세상에서, 죽은 사람을 위해 이러한 노력을 아낌없이 했었던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의 이 선행은 칭찬받아 마땅할 겁니다. 실제로 사무엘하 2장에서 다윗도 그들의 노고를 치하했습니다.

 

2:4 어떤 사람이 다윗에게 말하여 이르되 사울을 장사한 사람은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이니이다 하매 

2:5 다윗이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에게 전령들을 보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너희 주 사울에게 이처럼 은혜를 베풀어 그를 장사하였으니 여호와께 복을 받을지어다 

2:6 너희가 이 일을 하였으니 이제 여호와께서 은혜와 진리로 너희에게 베푸시기를 원하고 나도 이 선한 일을 너희에게 갚으리니 

2:7 이제 너희는 손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할지어다

 

세상이 너무나도 악하고 이제는 의리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런 세상이기에 작은 선의와 의리는 우리에게 큰 귀감이 됩니다. 세상이 험악할수록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의 선행이 떠오르는 것도 그 때문이겠죠. 오늘 하루는 여러분이 그런 선의와 의리를 베푸는 사람이 되시길 권면 드립니다.

 

 [묵상]

 

여러분이 살아오면서 느꼈던 참 의리가 있었나요? 그 의리와 선의에 여러분은 어떻게 답하셨습니까?

 

 

[기도]

 

나의 작은 선행과 의리가 이 어두운 세상을 비추는 한 줄 기 빛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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