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사도행전 6:1-6

 

6:1 그 때에 제자가 더 많아졌는데 헬라파 유대인들이 자기의 과부들이 매일의 구제에 빠지므로 히브리파 사람을 원망하니 

6:2 열두 사도가 모든 제자를 불러 이르되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접대를 일삼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니 

6:3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 우리가 이 일을 그들에게 맡기고 

6:4 우리는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힘쓰리라 하니 

 

 

[말씀]

 

한참 한국이 개발도상국에 있을 때 사회학자들에게 흥미로운 논쟁이 있었습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먼저냐, 아니면 합리적인 사회구조가 먼저냐 하는 논란이었습니다. 가령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이, 법이나 사회구조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이 나라들이 선진국이 되었는가, 아니면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오랜 역사와 양질의 교육을 통해 이미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회구조와 상관없이 이들이 속한 사회가 선진사회가 되었는가 하는 거죠. 어찌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처럼 사람의 의식과 사회구조 중 어느 것이 우선이냐 하는 논란은 쉽게 결정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선진국이 된 나라들은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서 선진국이 된 걸까요? 아니면 나라가 선진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국민들도 저절로 의식이 높아진 걸까요?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선생님들이, 한국인들은 의식이 낮아서 선진국이 되기 힘들다 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즉 사회구조보다는 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의식을 선진화시키는 것이 먼저라는 거죠. 일제 식민지와 6.25라는 전쟁을 생생하게 겪었던 분들에게는 그 당시 한국사람들과 선진국 사람들의 수준이 달라 보였던 겁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에서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만화책으로 유명했던 이원복 화백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만화로 그렸었습니다. 독일의 어느 큰 마트에서 쇼핑카트가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서 한참 문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2-3명의 카트 전담반을 운영했지만 사람들이 주차장 곳곳에 카트를 버려두고 가서 정리도 어렵고 때로는 차량과 접촉사고까지 일어났기 때문에, 다른 방법들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오늘날 한국에서도 이용하고 있는 보증금 방식입니다. , 카트에 미국의 쿼터에 해당되는 동전을 넣어서 카트를 사용하고 나중에 카트 정리대에 다시 카트를 세워놓으면 이 쿼터를 되돌려 받는 겁니다. 쇼핑매장 측에서 보면, 카트를 정리해야 할 여러 명의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어서 좋고, 손님들은 동전을 결국 되돌려 받기 때문에 공짜로 사용한다는 기분이 들어 좋다고 합니다. 이것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긴 하지만, 독일사람이라고 해서, 알아서 질서를 잘 지키고 카트를 솔선해서 제자리에 갖다 놓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들도 동전을 돌려받는 보상이 없다면 무질서하게 행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던 거죠.

실제로 미국에 와서 이 생각이 더 굳어졌습니다. 미국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다 기본적으로 법을 잘 지키고 의식수준이 높은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살았던 동부에서는, 자신에게 불이익이 없다고 생각하면 서슴없이 거짓말하고 물건을 훔치기가 일쑤인 사람들이 정직한 사람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나마 그들이 법을 잘 지키며 사는 이유는, 경찰의 공권력이 워낙 강력하고 IRS가 세금을 정확하게 징수했기 때문입니다. 괜히 한국에서처럼 법을 슬쩍슬쩍 어기며 이익을 챙기는 것보다는, 그냥 있는 법을 잘 지키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거죠. 결국 그들에게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니라, 잘 갖춰진 사회구조가 우선이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일 때가 많습니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항상 갈등과 문제가 발생하죠. 교회도 사람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아무리 믿는 사람들끼리 모였다고 해도 각자의 양심과 도덕에 맡기기에는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교회는 결국 죄인들의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교회가 처음 생길 때부터 그랬습니다. 오늘 본문인 사도행전 6장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직접 다스렸던 초대교회에서도 이러한 문제와 갈등이 나타났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순절 성령의 임재를 체험한 사람들을 기점으로, 수많은 제자들이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재산을 모두 팔아 사도들에게 맡기고, 함께 공동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생각하기로는 이들이 모두 성령의 임재를 체험했고 자신의 소유까지도 포기하는 실천을 보여줬으니, 이들이 모인 교회가 얼마나 아름다운 공동체였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성령의 인도로 모인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사람이 모인 곳은 갈등과 분쟁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때에 제자가 더 많아졌는데 헬라파 유대인들이 자기의 과부들이 그 매일 구제에 빠지므로 히브리파 사람을 원망한대(6:1)

 

초대교회를 다스리던 열 두 사도에게는 헬라파 유대인들과 히브리파 유대인들의 갈등이 아주 골치 아픈 문제였습니다. 함께 모여 하나님의 말씀을 배워도 모자를 시간에 음식을 나누는 일에 반목하고 갈등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던 겁니다. 결국 열 두 사도는 헬라파 유대인들을 대변할 수 있는 일곱 명의 집사를 세워 이 갈등을 해결하게 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스데반이나 빌립도 이 때 집사로 임명되어 활동하기 시작한 겁니다.

 

오늘날의 교회도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나님을 만나 죄를 씻고 구원을 받았다고 모인 성도들이지만, 교회 안에서 무질서하게 다투고 반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또 그리스도인인 여러분들의 가정은 어떻습니까? 믿음의 부모님과 사랑하는 자녀들이 정말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고 있습니까?

사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만 고치면 이러한 작은 갈등은 완전히 없어지거나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혹시 가족 간에, 교우들 간에 작은 갈등 하나로 상처를 주고받지는 않았습니까? 내 탓이오라고 말하며 혼자 삭히고 내 마음을 가다듬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작은 발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날마다 하나님께 개인적인 욕심의 간구를 바라기보다는, 작지만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지혜를 늘 간구하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기도 드립니다.

 

 

 [묵상]

 

교회가 의인들의 공동체가 아니라 죄인들의 공동체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나요?

죄인들이 모인 공동체에서 여러분들은 어떤 지혜를 발휘하고 있습니까?

 

 

[기도]

 

내게 지혜를 주시사,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 세상에서 주님의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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