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요한복음 1:1-3

 

1:1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1:2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1:3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말씀 대화와 은혜]

 

어제 (5/19) 또 다시 박은숙 사모님과 김은숙 권사님 두 분이서, 시니어와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배달해 드리는 사역을 하셨습니다. 저는 일찍 교회 친교실에서 두 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어제는 저 뿐만 아니라 마리나에 사시는 한 시니어 분이 도시락을 직접 받으러 일찍 교회에 오셨다가 저와 단 둘이 있게 되었습니다. 마냥 기다리시는게 뻘쭘할까봐 제가 말을 이것저것 건냈습니다. 그리고 한 20분 대화를 했을까요? 그 분이 미국에 어떻게 오셨고, 여기서 어떻게 사셨는지, 요새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20분이라는 시간은, 길다고 하면 긴 시간이지만 한 사람의 살아 온 인생 이야기를 듣기엔 무척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잠깐 동안 한 사람의 인생을 듣고 나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의 무게가 결코 가벼울 수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로 제가 매일 어제는 몇 명이 감염됐고, 몇 명이 돌아가셨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 한 마디 말을 위해서 하루에 몇 번씩 코로나 바이러스 현황을 체크하고 특별한 뉴스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달 동안 매 시간 올라오는 숫자의 크기로 이 전염병의 현황을 확인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숫자가 조금 적게 나오면 혹시 전염병이 수그러들고 있는 건 아닌지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끔씩 사망자나 확진자 숫자가 적게 나오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습니다. 이 숫자 하나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생각을 하면, 감염이나 사망에 이른 분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얼마나 슬퍼하고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슬픈 것은,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다는 겁니다. 시신 자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기 때문에 가족이 시신을 보며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리는 것도 불가능하게 되었고, 돌아가실 때 마지막 유언을 듣는 것조차 이제는 직접 대면해서가 아니라 전화기나 워키토키를 통해 듣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나마 마지막 유언을 그렇게라도 들은 사람은 행운이었다는 겁니다. 대부분 병원에 실려가는 모습이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음울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각자 집에서 격리생활을 오랫동안 하다보니, (가족 외의)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그리워집니다. 저조차도 아까 그 시니어 분과 나눴던 대화가 우리 교회분들 외의 다른 분들과는 오랜만에 나누는 대화였습니다. 예전에 성경공부를 하거나 전도회 모임을 하면,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해 나누는 것이 우리 신앙생활의 일상이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이런저런 교회 사역들을 통해, 교회 밖에 계시는 분들과도 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도 여유로운 시대에만 허락해주시는 하나님의 귀한 선물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일부러 누군가를 찾아가서 대화하지 않으면 대화의 기회 자체가 단절되어버리는 그런 안타까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오늘 요한복음 말씀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말씀입니다. 요한복음 1:1-3은 예수님께서 말씀(로고스)으로 이 세상을 지으셨고 말씀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말씀이 육신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과 우리 인간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학적 핵심을 말하고 있습니다.

 

1) 하나님과 우리 인간이 본래 친교와 사귐의 관계였는데,

2) 우리 인간의 죄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었습니다. 관계의 단절을 분명하게 나타내는 현상은 대화의 단절입니다. 하나님과 대화조차도 단절된 거죠.

3) 우리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과의 대화를 다시 열 수가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이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거죠.

4) 하나님은 우리 인간들을 너무나도 사랑하셨기에 다시 이 대화를 재개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말씀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신 사건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법과 규율로 알았던 하나님의 말씀들을 이제는 예수님이라고 하는 한 사람의 삶을 통해 볼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것저것 지켜야 했던 숨막히는 율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을 사랑하고 섬기고 또한 온유한 말씀을 건네주셨던 예수님의 그 삶을 통하여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삶을 하나의 롤 모델(Role Model)로서 배울 수 있게 된 겁니다.

요한복음의 이 서론은 굉장히 어렵고 또 거창한 말씀으로 들릴 수 있지만, 실상 내용은 간단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에게 먼저 말을 건네주셨다는 겁니다. 그리고 먼저 건네주신 그 말씀을 통하여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다시 회복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지금 이 시대는 나와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단절되어버린 시대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려워진 세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여러분들께 당부 드립니다. 여러분에게 말을 건네는 분이 없다고 가만히 계시지 마시고, 여러분이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고 말씀을 건네시기 원합니다.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지금 권장되지 않는 방법이죠. 대신 여러분이 가진 모든 수단을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전화도 좋고요, 카톡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이웃들에게 여러분의 진실한 마음을 담아서 말씀을 건네기 원합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여러분이 나누시는 소통과 대화에 함께하시사, 여러분의 모든 관계들이 여러분이 먼저 건네는 말씀을 통하여 모두 회복되리라 믿습니다.

 

 

  [묵상]

 

오늘 말씀을 듣고 여러분이 먼저 말씀을 건네고 싶다는 생각이 든 대상은 누구입니까?

 

 

[기도]

 

대화와 말씀이 단절된 시대에 우리로 말씀하게 하시고 우리로 이웃과 소통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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