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사도행전 11:19-26

 

11:19 그 때에 스데반의 일로 일어난 환난으로 말미암아 흩어진 자들이 베니게와 구브로와 안디옥까지 이르러 유대인에게만 말씀을 전하는데 

11:20 그 중에 구브로와 구레네 몇 사람이 안디옥에 이르러 헬라인에게도 말하여 주 예수를 전파하니 

11:21 주의 손이 그들과 함께 하시매 수많은 사람들이 믿고 주께 돌아오더라 

11:22 예루살렘 교회가 이 사람들의 소문을 듣고 바나바를 안디옥까지 보내니 

11:23 그가 이르러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기뻐하여 모든 사람에게 굳건한 마음으로 주와 함께 머물러 있으라 권하니 

11:24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 이에 큰 무리가 주께 더하여지더라 

11:25 바나바가 사울을 찾으러 다소에 가서 

11:26 만나매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교회에 일 년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

 

 

[말씀]

 

당나귀 한 마리가 낡은 우물에 빠졌습니다. 그 주인은 슬프게 울부짖는 이 당나귀를 어떻게 구해낼까 고민하다가 딱히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당나귀는 늙었고 이 우물도 쓸모없고 위험하기만 하기 때문에 그냥 둘 다 포기하고 우물과 당나귀를 파묻어야겠다.

그래서 주인은 동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 삽으로 흙을 퍼서 우물을 메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물 안에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흙을 퍼 넣으면 당나귀가 그 흙을 털고 바닥을 네 발로 다졌습니다. 그리고 흙의 높이가 점점 올라가면서 우물이 거의 메워질 때쯤 당나귀는 무사히 구출될 수 있었습니다. 농부는 한 번 포기했던 늙은 당나귀가 살아 돌아오자 여간 기쁘지 않았습니다.

 

당나귀 입장에서 생각해 봅시다. 우물에 빠진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아무리 울부짖어도 자신을 구해주지 않는 주인이 원망스러웠을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우물 안으로 흙이 들어옵니다. 아무리 얌전히 흙이 떨어져도, 당나귀 입장에선 흙먼지로 인해 눈이 따갑고 몸이 파묻혀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겁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발을 계속 구르며 흙을 다지자, 그 몸은 바깥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일이 안 좋게 되고, 안 좋은 일이 결과적으로 좋게 바뀌는 것을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합니다. 오늘 사도행전 11장의 본문말씀에도 새옹지마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최초의 순교자 야고보를 필두로 그리스도인들이 유대인들에 의해 핍박을 받고 순교를 당합니다. 특히 스데반이 순교를 당하자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이 유대인들의 핍박을 두려워했고, 예루살렘을 벗어나 로마 땅 전역으로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사도행전은 그 전에 여러 전도자들에 의해 사마리아나 에디오피아와 같은 이방 땅에 복음이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말씀에서는 유대 땅을 벗어나 처음으로 이방 땅에 교회가 세워진 것은, 안디옥 교회부터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안디옥 교회의 탄생은 교회 역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건입니다. 왜냐하면 당시 안디옥은 로마에서 가장 큰 대도시 중에 하나였기 때문에, 안디옥에 교회가 세워졌다는 것은 그리스도 신앙이 처음으로 로마와 전 세계에 전파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리스도교는 작은 시골의 한 지역에서 특정 유대인들만 섬길 수 있었던 종교로 남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한계를 벗어나, 모든 사람들이 영접할 수 있는 보편적인 종교가 되었는데, 그 계기는 이 안디옥에 교회가 세워짐으로 인해서였습니다. 예수님의 복음은 본래 유대인들에게만 전해졌던 신앙이었지만 안디옥 교회를 통해서 이방인들이 더욱 열성을 가지고 예수님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유대교 안의 한 종파라는 틀을 벗어나, 모든 사람들이 신앙할 수 있는 세계적인 종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안디옥 교회가 세워진 계기를 깊이 묵상하며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기 원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예루살렘에 머물 수도 있고, 안디옥으로 확장될 수도 있습니다. 예루살렘에 그냥 머물러 있게 된다면 우리의 전통과 습관에 따라 편하고 안전한 신앙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 교회는 구습과 타성으로 일부 유대인들만 다닐 수 있는 편협한 교회로 전락했습니다. 반면에 안디옥으로 확장된 교회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영접할 수 있는 포용성과 다양성을 갖게 되었고, 복음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첫 교두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안디옥에 교회를 세우려고 그곳에 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를 받았기 때문에 그들이 이방 땅으로 흩어질 수 밖에 없었던 거죠. 바꿔 말씀을 드리면, 안디옥에 교회가 세워진 것은 예루살렘에 환란과 박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환난과 박해가 없이는 우리 신앙의 지평을 넓힐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우리 인생에 있어 신앙은 늘 모험을 떠나는 것과 같습니다. 가만히 내 삶에 안주하는 것이 가장 편해 보이지만 그것은 하나님이 나에게 원하시는 삶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환란과 박해를 경험하게 하시는 것은, 우리로 새로운 신앙을 향해 모험을 떠나게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우리가 오랫동안 안주해왔던 우리의 신앙생활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제 기존의 신앙생활은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힘든 상황에서도, 환란을 기회로 만들었던 안디옥 교회를 기억하기 원합니다. 우물에 빠져 흙으로 덮혀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힘껏 발을 굴러 우물을 빠져나왔던 당나귀처럼, 우리의 신앙도 지금 이 세상에 만연한 전염병을 능히 이기고 새롭게 도약하길 축원합니다.

 

  

 [묵상]

 

이 말을 묵상하기 원합니다.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그 안전함이 배를 만든 목적이 아니다. - A. 셰드

(A ship in harbor is safe, but that is not what ships are built for! -John A. Shedd)

 

 

[기도]

 

이 힘든 시기를 통하여 나의 신앙의 지평이 더 넓고 깊어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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