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누가복음 16:5-9

 

16:5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초상집에 들어가지 말라 가서 통곡하지 말며 그들을 위하여 애곡하지 말라 내가 이 백성에게서 나의 평강을 빼앗으며 인자와 사랑을 제함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16:6 큰 자든지 작은 자든지 이 땅에서 죽으리니 그들이 매장되지 못할 것이며 그들을 위하여 애곡하는 자도 없겠고 자기 몸을 베거나 머리털을 미는 자도 없을 것이며  

16:7 그 죽은 자로 말미암아 슬퍼하는 자와 떡을 떼며 위로하는 자가 없을 것이며 그들의 아버지나 어머니의 상사를 위하여 위로의 잔을 그들에게 마시게 할 자가 없으리라 

16:8 너는 잔칫집에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앉아 먹거나 마시지 말라 

16:9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보라 기뻐하는 소리와 즐거워하는 소리와 신랑의 소리와 신부의 소리를 내가 네 목전, 네 시대에 이 곳에서 끊어지게 하리라 

 

 

[말씀 희로애락을 주심에 감사]

 

한 사람이 출근을 하려고 주차장으로 갔다가, 자신의 차 뒷범퍼가 누군가에 의해 부서져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주차장 뺑소니를 당한 거죠. 속이 상했지만 할 수 없이 그 차를 맡기러 카센터에 갔습니다. 그러면서 차 수리를 하는 사람에게 내내 투덜거렸습니다. 그런데 그 차를 수리하던 정비공은 차를 다 고치고 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너무 기분 상해하지 마세요. 대신에 제가 수리비용을 안 받겠습니다.

그 말은 들은 그 사람은 자신이 너무 수리하는 사람에게 투덜거렸구나 생각하며 입을 다물었지만, 돈을 안 받겠다는 그의 말은 믿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모든 수리가 끝나고 계산을 하려 하는데 그 정비공이 정말 돈을 받지 않겠다고 다시 한 번 손사래를 칩니다.

선생님, 정말로 돈을 안 주셔도 됩니다. 살다보면 오늘처럼 선생님이 생각지도 않는 일이 벌어져 기분이 상하는 날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또 생각지도 못하는 기쁨도 있을 수 있는 거죠. 대신에 오늘 하루 기분 좋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라고 말하며 정말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에이, 설마 그런 카센터가 있겠냐고요?

이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여러분들도 이 이야기처럼 워낙 사소한 일이라서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우리 생활 속에서 이런 좋은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간간히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을 보면 하나님께서 이상한 말씀을 하십니다.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상가(喪家)에 들어가지 말라 가서 통곡하지 말며 그들을 위하여 애곡하지 말라 내가 이 백성에게서 나의 평강을 빼앗으며 인자와 긍휼을 제함이니라 여호와의 말이니라(16:5)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같이 말하노라 보라 기뻐하는 소리와 즐거워하는 소리와 신랑의 소리와 신부의 소리를 내가 네 목전, 네 시대에 이곳에서 끊어지게 하리라(16:9)

 

참으로 이상한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상갓집에 가서 슬퍼하지도 못하게 하시고, 또 잔칫집에서 기뻐하는 일들까지도 금지하는 이상한 말씀입니다. 이 말씀만 오려내서 우리 생활에 적용했다가는, 우리는 슬픈 일에도 슬퍼하지 못하고 기쁜 일에도 기뻐하지 못하는 무표정하고 딱딱한 사람들이 되어야 할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경을 볼 때 그 말씀이 나온 배경을 찬찬히 살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이 본문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면,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외면하고 사는 무감각한 삶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본문은 유다왕국이 하나님께 죄를 지어서 하나님이 그들을 멸망하시기로 작정하셨을 때, 예레미야를 통해 전해 온 메시지입니다. 예레미야는 유다왕국이 그 죄로 인하여 곧 망할 것이며, 이방나라가 이 땅을 통치하게 될 텐데, 그때의 황망하고 참담한 상황을 희로애락이 사라진 시대로 묘사하고 있는 거죠. 우리가 100년 전에 일제에 의해 나라를 빼앗겼을 때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일제의 눈치를 보느라, 슬퍼도 제대로 슬퍼할 수 없었고 기쁜 일이 있어도 전심으로 기뻐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들에겐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시대의 우리들은 기쁘고 슬픈 일에 우리의 감정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모든 것들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기쁜 일에 기뻐하는 것뿐만 아니라 슬픈 일에 마땅히 슬퍼할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이 허락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요새 100년 전 우리 조상들이 겪었을 그 힘든 시절을 상상하곤 합니다. 나라를 빼앗기고 경제적으로 수탈 당하면서 완전히 자존심마저 땅에 떨어졌을 때, 스페인 독감으로 불리게 될 그 무서운 무오년(戊午年) 독감이 찾아왔고 300만 명이 감염되었습니다. 그때 우리 조상들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너무 힘들면 감정이 마비되어서 기쁘고 슬픈 일에도 무감각해집니다. 100년 전 우리 조상들의 마음이 그러지 않았을까요? 정말 오늘 본문 말씀처럼, 사람이 죽어도 애통해 하지 않고 결혼식에서도 기뻐하지 못하는 그런 시간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물론 지금 우리의 삶도 녹록치는 않습니다. 전쟁이나 기근처럼 참혹한 일을 겪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100년 만에 겪는 이 전염병으로 인해 우리가 그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 동안 당연하게 누려왔었던 일상들이 무너졌고, 당장 다음 달 생활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하는 시간이 되길 원합니다. 우리가 아직은 희로애락의 감정들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하나님께 허락 받았기 때문입니다.

혹시 오늘 아침부터 여러분의 차를 누군가 긁고 뺑소니치지는 않았나요? 그 정도는 아니라 할지라도, 누군가가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주진 않았습니까? 혹은 가족 간의 사소한 갈등으로 오늘 하루를 기분 나쁘게 시작하진 않으셨습니까? 아침부터 그런 일을 겪으셨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생활의 그런 불쾌한 기분까지도 하나님이 허락해주셨음에 우리가 그것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음을 기억하십시기 원합니다. 오늘은 전염병의 여파로, 그런 삶의 작은 희로애락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비참하고 황망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세계 곳곳의 상처받은 사람들을 생각하시면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하루가 되길 축원합니다.

 

 

 [묵상]

 

여러분 기억 속에서 감정이 무감각해질 정도로 힘들고 황폐했던 시간이 있었습니까?

 

 

 [기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기근과 전염병으로 고통받으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주님의 말씀을 통하여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치유받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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