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갈라디아서 2:11-14

 

2:11 게바가 안디옥에 이르렀을 때에 책망 받을 일이 있기로 내가 그를 대면하여 책망하였노라 

2:12 야고보에게서 온 어떤 이들이 이르기 전에 게바가 이방인과 함께 먹다가 그들이 오매 그가 할례자들을 두려워하여 떠나 물러가매 

2:13 남은 유대인들도 그와 같이 외식하므로 바나바도 그들의 외식에 유혹되었느니라 

2:14 그러므로 나는 그들이 복음의 진리를 따라 바르게 행하지 아니함을 보고 모든 자 앞에서 게바에게 이르되 네가 유대인으로서 이방인을 따르고 유대인답게 살지 아니하면서 어찌하여 억지로 이방인을 유대인답게 살게 하려느냐 하였노라

 

 

[말씀]

 

어느 한인교회 성가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 교회 성가대는 매주 주일날 예배 전후로 연습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연습 부족으로 예배 중에 찬양을 부르다 망친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성가대라는 것이 매주 은혜롭고 좋은 찬양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망쳤다는 표현도 적절하지 않은 것이, 결국 찬양을 받는 분은 노래를 듣는 교우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날은 누가 봐도 성가대가 찬양을 망쳤고, 성가대원들은 크게 낙담했습니다. 특히 성가대장을 맡은 장로님이 자존심이 무척 상했습니다. 그래서 예배 후에 연습을 위해 모였을 때, 성가대원들에게 당분간 매주 목요일 저녁에 모여서 추가연습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대부분의 성가대원들은 연습이 더 필요하다는데 공감했기 때문에 그러자고 대답했는데, 한 집사님이 손을 들고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목요일에 밤까지 일을 해야 되기 때문에, 성가대 연습을 올 수 없습니다.

그러자 성가대장을 맡은 장로님께서 그분과 따로 얘기를 하자며 일단 성가대 모임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장로님은 그 집사님을 따로 불러내서 얘기를 나눴는데, 대화가 그만 거칠어 졌습니다. 그 장로님의 논리는, 세상 일보다 하나님일과 교회일이 우선인데,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다고 하는데 혼자만 못 나온다고 대답하느냐고 면박을 준 겁니다. 하지만 이 집사님은, 자신의 일이 밤 늦게까지 하는 일이고 따로 대신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교회일이 중요해도 그 시간은 나올 수 없다고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장로님은, 그렇게 하나님일을 할 수 없는 직장 같으면 당장 그만두라고까지 얘기를 하게 됩니다. 그 말을 들은 집사님은 무척 화가 났고, 그 때부터 이 집사님을 누구도 교회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게바, 즉 베드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수제자였지만, 그 자신이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유대교의 율법을 따랐습니다. 물론 그 자신도 그리스도로 인한 이방인의 구원을 믿었기 때문에, 암암리에 이방인들과 교제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방인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교제하고 있는데, 그곳에 야고보가 보낸 사람들이 도착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방인들을 남겨둔 채 그 자리를 서둘러 떠나버렸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야고보는 예수님의 형제이기도 하고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였기 때문에, 베드로가 결코 무시할 수 없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보낸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방인과 교제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았던 겁니다. 하지만 이방인을 이중적으로 대하는 베드로의 태도 때문에 다른 사도였던 바나바도 이에 시험을 당하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본 바울은 베드로를 사람들 앞에 불러내서 그를 책망하게 됩니다. 물론 베드로가 바울의 책망에 어떤 반응을 보였고,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바울과 베드로 중 어느 쪽의 처지에 더 공감했는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바울은, 그리스도 외에는 우리를 깨끗케 할 수가 없는데, 어째서 베드로가 멸시받는 이방인들의 편에 서지 않고, 유대인들의 규례 때문에 그들에게 결례를 저지르며 그들에게 상처를 주었느냐고 꾸짖었던 겁니다.

사실 바울은 사도 중에서 가장 낮은 위치였습니다. 그 스스로 예수님을 직접 뵌 적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그 누구보다도 그리스도를 내세웠기 때문에, 예수님의 수제자였던 베드로를 꾸짖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복음의 진리를 믿었기에 자긍심 높았던 유대인의 편에 서지 않고, 멸시받고 외면받은 이방인 편에서 변론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오늘날의 눈으로 보면, 교회를 다니며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교회가 가르치는 수많은 규칙들을 지키는 것으로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물론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규칙들을 지키는 가운데, 우리가 다른 믿지 않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무시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내가 믿는 규칙과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그들에게 밀어붙이는 용기가 아니죠. 나와의 관계를 통해서 그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그들에게 구원의 소식이 전해질 수 있도록 내가 그들을 섬기는 자세가 더 중요합니다. 그들의 허물까지 끌어안는 나의 사랑이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내가 그들의 삶을 무시하고 내가 믿는 가치를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그들을 설득시키려 하는 것은, 나의 영적 교만일 수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여러분 주위에 믿지 않는 가족이나 친구로 인하여 맘고생을 하시는 분이 여러분 중에 계실 겁니다. 하지만 그분들 입장에서는 여러분께 책망 받는 죄책감 때문에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와 보다 멀어지고 계신 분들도 있을지 모릅니다. 오늘 하루는 그분들을 꾸짖거나 책망하기 전에, 여러분 자신이 그분들을 덜 사랑하지는 않았는지, 혹은 그분들을 덜 이해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하루가 되기를 원합니다.

 

  

 [묵상]

 

신앙생활 중에 여러분의 고집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있나요?

예수님이 율법을 온전히 지키는 자들보다 당시 죄인들과 더 어울렸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도]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고집이나 가치를 내세우기보다는, 그들을 더욱 섬기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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