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사도행전 21:10-14

 

21:10 여러 날 머물러 있더니 아가보라 하는 한 선지자가 유대로부터 내려와 

21:11 우리에게 와서 바울의 띠를 가져다가 자기 수족을 잡아매고 말하기를 성령이 말씀하시되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이같이 이 띠 임자를 결박하여 이방인의 손에 넘겨 주리라 하거늘 

21:12 우리가 그 말을 듣고 그 곳 사람들과 더불어 바울에게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 말라 권하니 

21:13 바울이 대답하되 여러분이 어찌하여 울어 내 마음을 상하게 하느냐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 당할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하였노라 하니 

21:14 그가 권함을 받지 아니하므로 우리가 주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 하고 그쳤노라

 

 

[말씀]

 

군목으로 섬기고 있는 한 목사님이 초임부대에서 겪었던 일입니다.

한 이등병이 신변을 비관하여 자살했습니다. 장례를 치러야 하는데 군대에서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 이렇게 세 가지 군종제도가 있어서, 인사 담당자는 그 이등병이 교회에 몇 번 다녔다는 것을 알고서 곧장 군종목사에게 연락해서 장례를 치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등병이 교회를 다니긴 했지만 사회에 있을 때 신앙생활을 한 것도 아니었고, 그저 초코파이를 준다는 말만 듣고 교회에 몇 번 왔었던 여느 배고픈 군인이었던 겁니다. 군종목사님은 계급은 중위였지만 군 생활을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던 신입이었습니다. 게다가 목사안수를 받은 것도 얼마 되지 않아 어떻게 장례를 치러야 할지 몰라 고민하였습니다. 일단 선배목사님께 전화를 드려 장례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세례도 받지 않았고 신앙도 없었던 한 이등병의 비참한 죽음에 대해 장례예배에서 어떤 내용으로 설교를 해야 될지 막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례식에는 몇몇 상관과 가족들만 참석한 채 조용히 치러졌습니다. 젊은 이등병의 자살이라는 상황 때문에 장례예배는 내내 침통한 분위기였습니다. 마침내 목사님의 설교가 이어졌습니다. 설교는 우선 그 이등병의 삶을 약술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인생 속에서 하나님이 그 청년에게 어떤 비전을 보여주었는지 생각하도록 물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저는 이 청년의 죽음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왜 하나님은 이 청년에게 이런 비참한 인생의 끝을 보여주신 것입니까?

 

결국 그 목사님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자 그 청년의 아버지가 목사님을 오히려 위로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그리고 함께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알고 보니, 그의 아버지는 젊었을 때 교회를 열심히 다니며 신앙생활을 했었지만, 가정을 가진 이후로는 바빠진 사업 때문에 교회를 멀리했던 그런 전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애써 키워놓은 아들이 군대에 가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은 너무도 충격적이었지만, 이것을 계기로 이 아버지는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된 겁니다. 결국 장례 설교를 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할 수 없다고 울음을 터뜨렸던 그 목사님의 모습을 통해, 이 아버지의 삶이 다시 신앙으로 돌아서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도행전 21장에서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지 말라는 사람들의 충고를 무시하고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죽음을 불사할 것을 각오했노라고 말합니다. 그의 제자들 입장에선, 바울사도가 뻔히 죽음을 향해 가고 있지만, 그것을 말리지 못하고 안타까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그와 같은 하나님의 훌륭한 사도가 고난과 죽음을 당하고 있는데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을까요?

그러자 한참 바울을 말리던 바울의 제자들은 그의 운명을 말릴 수 없음을 깨닫고 이렇게 말합니다.

 

주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

 

사랑하는 우리 교우 여러분

지금 우리는 참으로 안타깝고 힘든 현실이 매일매일 벌어지고 있음을 목도하지만, 그것을 뻔히 보면서도 어찌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 무력한 내 자신을 깨닫는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교회 예배도 중단되고, 일도 정상적으로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당장 한시적으로 주어진 3주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도 막막하지만, 언제 이 바이러스가 내 몸으로, 혹은 내 가족에게로 전파될지 알 수 없어 불안합니다. 그런 와중에 우리 현실 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이 이해할 수 없는 현실들을 통하여 역사하실 우리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깊이 묵상하고, 그 뜻을 의지하기 원합니다. 우리는 그저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고 어쩔 수 없는 이 현실에 순종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 하나님은, 그분이 옳으셨음을 보여주실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은, 우리의 힘이 약해서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서서 이루시는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가 펼쳐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주님의 뜻이 이뤄지기를 기다리는 오늘 하루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묵상]

 

내가 지금 이해하지 못하는 내 앞의 현실들은 무엇이고, 하나님은 이 상황을 통하여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이룰 것인가?

 

 

[기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기를 간구하세요.

 


+이춘구 권사님, 한희일 집사님, 편도열 집사님의 사업처가 3주 동안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임충훈 성도님이 가게 직원들을 정리하고 혼자서 7일 내내 가게를 보고 있습니다. 우리 교우들의 사업 위해서 기도하기 원합니다.


+이번 학기 예배 PPT로 섬기고 있던 하주형 형제가 학교 측의 권고로, 내일 밤 (3/20, ) 고향 대구로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주형 형제에게 계속되기를 기도하기 바랍니다.


+오늘부터 프레즈노 지역도 Shelter-in-Place-Order가 2주 동안 시작됩니다. 미국 전역에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른 멈추고 깨끗이 사라져서, 다시 예전의 즐거운 일상들이 회복되기를 기도하기 원합니다.


+퍼시픽 그루브에 격리 수용되어 있는 박미숙 권사님(한국 태안감리교회)과 박영란 집사님이 한국음식을 그리워해서 우리 교회에 요청을 해 왔고, 박현지 사모님과 편기순 집사님이 어제부터 한국음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두 분이 무사히 한국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또 이 시련의 시간을 통하여 박영란 집사님께서 잃어버린 신앙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