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이사야 40:6-8

 

40:6 말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외치라 대답하되 내가 무엇이라 외치리이까 하니 이르되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 

40:7 풀은 마르고 꽃이 시듦은 여호와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 

40:8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하라   

 

 

[말씀 노안이 오는 이유]

 

지난 월요일에 시력검사를 받으러 안과에 갔습니다. 1월달에 코스코에 가서 예약을 하려고 갔었는데, 그 때 가장 빠른 날이 4월달이라고 해서 3개월을 기다려 겨우 안과의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시력검사를 해보니 제가 노안이 시작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물론 제 눈이기 때문에 당연히 알고 있었던 이야기죠. 언제부터인가 아침에 성경책을 보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그리고 1년 전부터는 가까이 있는 것을 볼 때는 안경을 벗고 봐야 더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안과의사는, 나이가 들면서 겪는 하나의 과정이기 때문에 크게 속상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해 줬습니다. 실제로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40~45세가 노안이 시작되는 나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속상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한 가지 기도했던 것은 평생 눈이 흐리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밤에 차를 운전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많고, 햇볕이 강하면 선글라스 없이 운전하기 힘드신 분들도 많이 계시죠. 그분들에 비하면 저는 아직 건강한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과 글자를 보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기에 개인적으로 많이 속상합니다.

 

왜 사람은 노안이 생길까요? 눈에 수정체가 초점을 맞추는 작용을 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 수정체가 탄력을 잃어버려 초점이 잘 안 맞는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그런 생물학적인 이유를 알았다고 해서 납득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죠? 왜 하나님은 우리에게 노안이라는 것을 40대 쯤부터 겪게 하시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실제로 노안이 오는 것은 인생의 딱 절반이 지날 때부터입니다. 날짜가 정확히 떨어진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인생을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누면, 노안이 생기는 것을 기점으로 후반전이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원래 우리 눈은 멀리 있는 것이 잘 보이지 않고 가까이 있는 것이 잘 보이는게 마땅합니다. 그런데 노안은 그 반대죠. 멀리 있는 것은 곧잘 보이는데 눈 앞에 있는 가까운 것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제 나름대로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인생의 전반전에는 인생이 길다고 생각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후반전에는 이제 인생이 생각보다 길지 않게 남았으니 눈 앞에 있는 것을 급급하게 쳐다보기보다는, 눈을 들어 먼 곳을 바라보고 깊게 생각하며 행동하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오늘 말씀인 이사야 40장에는 우리 인간이 가진 인생의 무게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이 시듦은 여호와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 (40:6-7)

 

우리 인생의 무게는 무척 가볍습니다. 너무 가볍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파리 목숨이라고 합니다. 이사야 40장도 우리 인생이 과 같다고 말합니다. 풀은 당연히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꽃을 피우기 때문이죠. 하지만 풀의 인생에서 꽃이 피는 시기는 아주 짧게 느껴집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장구(長久)한 역사 앞에선, 우리 인간의 삶은 들풀처럼 잠깐 피었다가 지는 미약한 존재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 미약하기에 우리 인생은 허무하고 희망조차 없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미약한 우리의 인생에 하나님의 사랑이 포함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3:16)

 

풀처럼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인생이, 하나님의 사랑을 통하여 영생과 생명의 삶으로 변화된 겁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 우리의 인생은, 그저 들풀처럼 잠깐 꽃을 피우고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죠.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귀한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사람을 하나의 풀로 묘사했던 이사야 40장의 말씀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40:8)

 

어제 코스코 안경점에 가서 돋보기가 들어가 있는 안경을 주문했습니다. 그 안경을 쓰면 다시 가까이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을까요? 하지만 노안이 시작되며 이제 제가 바라봐야 할 지점은, 눈앞이 아니라 더 먼 곳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먼 곳이 어디일까요? 정확히는 말할 수 없지만 우리가 바라봐야 할 그 먼 곳은 돈이나 물질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영원히 서 있는 곳임을 믿습니다.

 

 

[묵상]

 

여러분은 눈 앞 가까이에 있는 것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무엇을 더 바라보시게 되었습니까?

 

 

[기도]

 

내 눈을 들어 이 세상보다 멀리 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바라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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