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7일 – 통곡의 벽

2021.03.26 17:41

이상현목사 조회 수:1387

[본문]

 

 마가복음 13:1-2

 

13:1 예수께서 성전에서 나가실 때에 제자 중 하나가 이르되 선생님이여 보소서 이 돌들이 어떠하며 이 건물들이 어떠하니이까 

13:2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이 큰 건물들을 보느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 하시니라

 

[말씀]

 

혹시 통곡의 벽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뭔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벽을 치며 울부짖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그 장면을 볼 때마다 사람들이 통곡의 벽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래서 저는 통곡의 벽이 그냥 하소연 할 곳이 없어서 벽을 잡고 우는 모습이라고 짐작했었는데요, 이것이 실제로 있는 건축물을 가리킨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01.jpg


예루살렘에 가면 이 통곡의 벽이 있습니다. 이것은 석회암 재질의 커다란 돌로 만들어진 고대의 건축물 유적입니다. 이 돌 중에 무거운 것은 7톤이 넘어가고, 아무리 작은 돌도 1톤이 넘는 엄청난 건축물입니다. 이 벽은 예수님이 태어나기 직전에 헤롯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중기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이 많은 돌들을 벽으로 쌓았는지 궁금해지는 건물입니다.

 

20년 전에 저도 직접 이곳을 방문했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키파라고 불리는 유대인들의 모자를 빌려 쓰고 이 벽 앞에 섰었습니다. 그곳엔 수많은 유대인들이 벽을 잡고 기도하고 있었고, 몇몇 사람들은 실제로 슬피 울고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통곡의 벽이었던 거죠. 그리고 벽 사이사이에는 짤막한 기도를 적은 쪽지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었습니다. 저도 한글로 짧게 기도문을 썼었는데 제 키를 이용해서 꽤 높은 곳에 꽂아 뒀기 때문에, 누군가 일부로 빼지 않았다면 제 기도쪽지는 아직도 그곳 어딘가에 꽂혀 있을 겁니다.

 

02.jpg


아쉽게도 예수님 당시의 성전과 관련된 건축물은 오늘날 이 벽 외엔 남아 있지 않습니다. 2000년 동안 유대인들은 어떻게든 예루살렘을 탈환해서 다시 성전을 짓고 싶어했지만, 이슬람을 비롯한 다른 이들의 반대로 그 뜻을 이루지 못했고요, 이슬람과의 뿌리 깊은 갈등으로 볼 때, 아마도 유대교 성전은 예루살렘의 옛날 그 자리에 더 이상 세워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03.jpg


예수님 시대에는 성전이 무너지기 전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성전에서 가르치셨고 이 성전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누셨습니다. 물론 성전이 무너진다는 예언도 하셨습니다.

제자 중 하나가 예수님에게 성전에 쌓여진 돌과 건물이 어떠한지 물어봤습니다 (13:1). 그러자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시죠.

 

네가 이 큰 건물들을 보느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 (13:2)

 

결과적으로 이 예언은 곧 현실이 됩니다. 예수님이 떠나시고 40년 후인 주후 70년에 예루살렘 성전은 로마와의 전쟁으로 인해 완전히 무너지게 됩니다. 오늘날 남아있는 이 통곡의 벽은 성전 자체의 건물이 아니라 성전을 둘러싼 벽 중의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이 벽 너머로 이슬람 사원이 세워졌고 더 이상 성전이 지어질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로 인해, 전 세계의 유대인들은 수 백 년 동안 이곳을 찾아와 벽을 붙잡고 통곡하고 있습니다.

 

왜 하나님의 집이라 일컫던 성전이 무너졌을까요?

 

예수님 시대에 제사장과 서기관들이 독점했던 성전중심의 신앙생활이 더 이상 하나님의 말씀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성전은 더 이상 하나님의 집이 아니었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성전을 찾는 유대인들에게 종교 지도자들이 요구했던 것은 그들의 신앙이 아니라 돈이었습니다. 겉은 웅장한 모습이었겠지만, 하나님의 눈에는 말씀의 본질을 잃어버린 타락한 장소로 변질되어 있었던 겁니다.

 

본질을 잃어버린 예배처는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습니다. 결국 그 운명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그 본질을 잃어버리고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장소가 아니라 사교와 비즈니스를 위한 공간으로 변질되고 생각하는 사람은 저 혼자 만이 아닐 겁니다. 교회가 교회로서 기능하지 못하면 예루살렘 성전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후에 남는 것은 후회와 통곡 뿐일 겁니다.

 

곧 우리 교회도 대면예배가 재개됩니다. 그 동안 잃어버렸던 예배당이라는 장소를 우리가 다시 회복할 기회를 갖게 된 겁니다. 다시 세워진 예배당이 더 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함께 신앙의 본질을 되찾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묵상]

 

어떤 교회가 무너지지 않는 교회로 남을까요?

 

 

[기도]

 

어떤 장소가 아니라 내 삶 자체가 하나님의 말씀을 담아내는 주님의 몸된 교회로 세워지게 하소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1 2021년 4월 16일 – 묵상자료를 마무리하며 이상현목사 2021.04.15 1667
330 2021년 4월 15일 – 노안이 오는 이유 이상현목사 2021.04.14 1285
329 2021년 4월 14일 – 행복한 사람 file 이상현목사 2021.04.13 1197
328 2021년 4월 13일 – 태초 말씀의 비밀 이상현목사 2021.04.12 1112
327 2021년 4월 12일 - 어제 주일예배 e주보 file 이상현목사 2021.04.11 2590
326 2021년 4월 10일 – 정신이 번쩍! file 이상현목사 2021.04.09 1145
325 2021년 4월 9일 - 에릭 남 (Eric Nam) 의 Times 기고문 번역본 file 이상현목사 2021.04.08 3117
324 2021년 4월 8일 – 달밤의 질주 이상현목사 2021.04.07 1174
323 2021년 4월 7일 – 혈연(血緣)의 지도자, 야고보 이상현목사 2021.04.06 1302
322 2021년 4월 6일 – 부활의 첫 증인 이상현목사 2021.04.05 1064
321 2021년 4월 5일 - 어제 부활절 주일예배 e주보 file 이상현목사 2021.04.03 2573
320 2021년 4월 3일 - 주님께 영광 (UMC Virtual Choir) 이상현목사 2021.04.02 1229
319 2021년 4월 2일 – 주님의 십자가 file 이상현목사 2021.04.01 1258
318 2021년 4월 1일 – 만우절과 진실게임 이상현목사 2021.03.31 1242
317 2021년 3월 31일 – 파스카 트리두움 (Pascha Triduum) file 이상현목사 2021.03.30 1302
316 2021년 3월 30일 – 수에즈 운하를 막은 배 file 이상현목사 2021.03.29 1267
315 2021년 3월 29일 - 어제 주일예배 e주보 file 이상현목사 2021.03.27 2688
» 2021년 3월 27일 – 통곡의 벽 file 이상현목사 2021.03.26 1387
313 2021년 3월 26일 – 하나님의 나라 (2/2) 이상현목사 2021.03.25 1397
312 2021년 3월 25일 – 하나님의 나라 (1/2) file 이상현목사 2021.03.24 1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