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이사야 43:18-21

 

43:18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43:19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 

43:20 장차 들짐승 곧 승냥이와 타조도 나를 존경할 것은 내가 광야에 물을, 사막에 강들을 내어 내 백성, 내가 택한 자에게 마시게 할 것임이라 

43:21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 

 

 

[말씀]

 

인도의 힌두교는 여러 신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의 주신(主神)은 셋을 꼽습니다. 그것은 창조의 신 브라흐마(Brahma)와 유지의 신 비슈누(Vishnu), 파괴의 신 시바(Shiva)입니다. 최고의 신 목록에 파괴의 신이 들어간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이에 대해 종교학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시바신이 일으키는 파괴의 힘은, 그냥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無化)이 아니라, 그 파괴를 통하여 새로운 것이 창조된다는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허름한 건물을 새 건물처럼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 건물의 안팎을 열심히 수리해서 새것처럼 꾸미는 것이 아니라, 아예 건물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새 건물을 올리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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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시바신의 파괴의 힘은 세상을 멸망시키기 위한 힘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 기존의 것을 무너뜨리는 힘입니다.

 

2600여년 전에, 이스라엘 민족들이 섬겼던 예루살렘 성전은 무참히 무너졌습니다. 훨씬 오래 전부터 예루살렘 성전은 결코 무너지지 아니하리라는 예언이 있었기 때문에, 성전이 무너진 이 사건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자신들의 나라가 멸망했다는 사실보다도, 자신들이 섬겨왔던 하나님의 성전이 무너졌다는 사실이 그들의 마음을 더욱 더 주저앉게 만들었습니다.

나라를 잃어 버리고 성전도 무너진 상태에서, 바벨론으로 끌려 온 포로들은 어떠한 희망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이사야의 말씀이 울려 퍼졌습니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43:18-19)

 

하나님께서 새 일을 행한다는 겁니다. 예루살렘 성전도 무너졌지만 그것 또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얘기합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예배하던 성전을 무너뜨린 이유는 한 가지 밖에 없죠. 그 무너진 성전 위에 새로운 성전을 짓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새로운 신앙을 갖게 하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첫 번째 성전이 있었던 유대왕국 시절에는 제대로 율법이 준행되지 않았었습니다. 몇몇 왕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왕들은 하나님보단 우상을 더 좋아했고, 자신의 백성들이 우상을 숭배하는 것을 오히려 장려했습니다. 율법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가령 성경에 희년이라는 제도가 나오는데, 이 시대에 그 희년이 실제로 적용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모세율법은 당시에 유명무실했던 거죠.

유대인들이 모세율법을 더욱 더 잘 지키고 따르기 시작한 것은 오히려 바벨론 포로 이후입니다. 이 때는 페르시아와 그리스, 로마의 식민지로 있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왕권은 제대로 서 있지 못할 때입니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더더욱 율법과 새로 지어진 성전의 가르침에 충실했습니다. 두 번째 세워진 성전은 첫 번째 성전만큼 화려하진 않았지만, 더욱 더 하나님을 간절히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겁니다. 결국 유대 백성들이 다른 신을 더 이상 섬기지 않고 하나님만을 붙잡는 신앙을 갖게 된 것은, 첫 번째 성전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전의 파괴 또한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었다고 우리는 고백할 수 있는 거죠.

 

어제 우리 교회 본당과 교육관 사이에 있었던 낡은 목양실 건물이 철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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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워낙 사용된지 않았던 건물이라, 여러분들에겐 그렇게까지 의미있는 장소는 아닐 겁니다. 저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곳이라 그렇게 큰 추억이 담긴 장소는 아닙니다. 당장 생각나는 것은, 로브를 입고 예배 드렸던 날은 이곳에서 로브를 갈아입곤 했었던 것과, 비가 심하게 올 것 같으면 바스켓 몇 개를 이곳 건물의 비가 새는 곳 바닥에 설치하고, 그 다음날 아침에 다시 와서 밤새 바스켓에 쌓였던 물을 내다 버렸던 일입니다.

 

이 모든 추억을 뒤로 한 채, 목양실 건물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새로 오신 엔젤 목사님 말로는, 이곳에 새로이 건물을 올리지 않고 가든을 조성할 거라고 합니다. 장기계획이기 때문에 또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파괴새로운 창조의 밑거름이 되기를 원합니다.

 

분명 최근에 많은 것이 변하고 있습니다. 제가 온 지 이제 4년도 되지 않았지만, 교회 구성원들의 비즈니스도 많이 바뀌었고 은퇴하신 분도 늘어났습니다. 지금 팬데믹 때문에 모든 것이 유보되고 있지만, 우리가 다시 예전처럼 대면하여 예배를 드릴 때는, 분명 또 달라진 환경에서 새로운 예배를 만들어가야 할 겁니다.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불안하고 걱정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불안과 걱정 이상의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사역임을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성전마저 무너뜨렸던 하나님은, 새로운 성전과 새로운 신앙을 가나안 땅에 새로이 자리잡게 만들었죠. 우리 가나안 교회에도 마찬가지 역사가 일어날 거라 믿습니다. 팬데믹이 끝나고 우리가 다시 모이는 날,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여건 속에서도, 더욱 더 새로운 믿음과 비전으로 우리의 신앙생활을 새롭게 만드실 우리 주님의 새로운 역사를 여러분과 함께 기대하고자 합니다.

 

 

 [묵상]

 

무엇인가가 없어져서 더욱 새로운 것을 세운 경험이 있나요?

 

 

[기도]

 

새로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에게 늘 새로운 신앙과 새로운 힘을 주시는 주님이심을 더욱 믿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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