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야고보서 4:13-17

 

4:13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어떤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보리라 하는 자들아 

4:14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4:15 너희가 도리어 말하기를 주의 뜻이면 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것이나 저것을 하리라 할 것이거늘 

4:16 이제도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하니 그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이라 

4:17 그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니라   

 

 

[말씀]

 

미국에서 처음 1년 정도 생활했다가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한국에 있던 가족이나 친구들은 미국 사람 다 됐다며 미국에 대해 이제 다 아는 사람처럼 대해줍니다. 그런데 실제론 그렇지 않죠? 1년이 아니라 10년 넘게 이곳에서 생활해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일만 해봤지, 다른 미국생활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합니다. 기껏해야 근처 관광지를 돌아다닌 정도죠. 그래서 막상 미국생활을 어느 정도 했다고 해도 미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지인들은 미국에 대해 모르는게 있을 때마다, 이것저것 물어보죠. 그럼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든 대답을 해주고 싶어합니다.

 

한 남자가 3년 정도 미국에서 이민생활을 하다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친구들은 이것저것 미국에 대해 물어봤고, 이 사람도 의기양양해져서 다 아는 척 대답을 해줬습니다. 그러다가 티비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광고가 나왔습니다. 이 사람은 아메리칸이라는 단어만 보고 또 다시 설명해줬습니다.

 

내가 미국에 살 때 급하게 LA를 다녀오느라, 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열차를 타고 갔지...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었습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기차 이름이 아니라 카드 회사 이름이죠. 한국 사람들도 이미 다 아는 카드 회사 이름이었기 때문에, 이 사람이 아는 척 하려고 거짓말 하고 있다는 것을 다 눈치챌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사는 분들은 자존감이 약한 편입니다. 아무래도 이민 생활 속에서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사느라 주눅이 들어서 그렇겠죠. 반면에 자존심은 다들 셉니다. 이곳에서 무시까지 당하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기 때문이죠. 그래서 잘 알지 못해도, 온갖 아는 척을 다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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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은 평생 오스트리아 빈과 보헤미아(체코)에서 활동했었습니다. 빈과 보헤미아는 유럽 대륙 한 가운데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만 살았던 하이든은 평생 바다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20대 때,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어느 극장에서 절뚝발이 악마(Limping Devil)라는 오페라에 나오는 음악을 작곡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바다를 표현했어야 했는데, 하이든 자신이 한 번도 바다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피아노의 전신인 합시코드(Harpsichord) 악기의 양쪽 끝을 휘둘러 치며 바다를 표현했습니다. 그 때 빈에서는 바다를 직접 본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냥 대충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40년 가까이 지나서 환갑이 다 되었을 때에야 비로서 영국을 방문합니다. 당시 영국으로 갈 때는 도버해협이라 불리는 바다를 건너갈 수밖에 없죠. 그 때 하이든은 처음으로 바다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바다를 보면서, 자신이 20대 때 바다를 표현했던 음악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실제로 본 바다는 하이든의 마음을 압도했습니다. 그 파도와 광풍은 자신이 어렴풋이 상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었죠.

 

아까 미국생활 얘기를 했지만, 우리도 그런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아는 척을 해야 하는데, 잘 알지 못하니 엉뚱한 것을 진짜인 양 얘기하게 됩니다. 사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뜻을 몰랐던 일이나, 바다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채 작곡을 해야 했던 하이든의 이야기는, 그냥 해프닝으로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감히 아는 체를 하면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인간의 한계 때문에 결코 하나님에 대해 제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뜻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합니다. 특히 지금 같은 팬데믹 시대에, 교회당 문을 열고 예배를 드리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목회자들이 많습니다. 자신들이 하나님 쪽에 서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옳다는 논리죠.

 

하지만 오늘 본문인 야고보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4:14)

 

하나님의 눈으로 볼 때 우리의 생명은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처럼 미미한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깨달은 사람처럼 살 때가 많죠.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아주 비루하고 초라한 존재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 우리들을 하나님께서 은혜로 일으켜 세워주시고 우리로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우리가 그런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죠.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주신 은혜와 선물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늘 겸손해야 합니다. 특히 하나님에 대해 틀릴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우리의 고백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지혜가 우리의 겸손한 눈을 밝혀 주시고, 우리로 참 하나님을 알아볼 수 있게 도와 주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도 겸손히 주님의 위대하심을 고백하는 은혜의 시간들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묵상]

 

여러분이 섣불리 아는 척 했다가 망신을 당했던 경험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기도]

 

주님은 항상 제가 생각하는 모든 것보다 더 크신 분입니다. 그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겸손히 오늘 하루를 살아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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