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4일 – 함께 하니

2021.01.13 17:05

이상현목사 조회 수:38

[본문]

 

고린도후서 6:1-2

 

6:1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로서 너희를 권하노니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 

6:2 이르시되 내가 은혜 베풀 때에 너에게 듣고 구원의 날에 너를 도왔다 하셨으니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

 

 

[말씀]

 

우리 교우들에게 말씀 드리진 못했지만 최근 개인적으로 큰 스트레스가 있었습니다. 바로 목양실을 철거하는 일이었습니다. 11월 중순 쯤에 미국 교회로부터 목양실에 있는 물건들을 작년 말까지 철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11월 후반부터 12월까지의 기간이 우리 교회가 가장 바쁠 때죠?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시즌이기도 하지만, 우리 교우들 중에는 12월엔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처음엔 제가 혼자 조금씩 해볼까 생각을 했었지만 목양실 문을 열 때마다 한숨을 짓고 포기하곤 했습니다. 도저히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미국 교회에는 사정을 얘기하고 1월 중순까지 철거를 마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좋아하진 않았지만 우리가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고 말하니 미국 교회도 더 이상 채근하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남선교회 분들과는 새해를 넘기고 112일에 같이 철거를 하자고 일정을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한참 바쁜 연말연시가 지나갔죠. 날짜만 잡았을 뿐, 실제로 뭘 어떻게 철거해야 할지는 전혀 아이디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저께 약속했던 112일이 되었습니다. 오전 9시에 남선교회 분들이 예정대로 모였습니다. 하루 안에 모든 일을 다 마쳐야 했기 때문에 일단 목양실의 모든 짐을 다 빼서 교육관에 쌓아놓고 천천히 정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일을 시작하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역시 무슨 일이든 함께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동안 조급했던 제 마음과는 달리, 일하는 도중에 한 분 한 분 의견을 얘기하시는데, 확실히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들이 나왔습니다. 일도 훨씬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덕분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터진 이후로 제대로 정리를 못했던 교육관의 구석구석까지 확인했고, 필요 없는 물건들을 버리고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 3시쯤 되어서 모든 작업이 끝났습니다. 목양실의 물건들은 완전히 철거되었고, 덤으로 교육관도 함께 청소했습니다. 물론 버려야 하는 가구들이 많아서 다음 날 또 추가로 일을 해야 했지만, 제가 두 달 넘게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무사히 잘 끝냈습니다.

 

PXL_20210112_224948296.MP.jpg


저는 우리 가나안 교회가 담임목회로는 첫 부임지입니다. 우리 교회가 워낙 일손이 부족해서, 무슨 사역을 하든 담임목사인 제가 앞장서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 이름을 걸고 하는 일들이다 보니,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 마음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씩 제가 혼자서 일을 떠맡고 처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혼자 잘 처리하고 결과도 좋으면 참 좋겠지만, 인간이 하는 일이라 그렇지 못할 때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두 달 전부터 이번 목양실 철거가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함께 하니 참 좋았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하자는 의견을 듣는 것도 좋았고, 실제로 그 의견대로 일이 이뤄지는 과정 하나하나가 좋았습니다. 혼자 했으면 혼자 하다 지쳐버렸을 일인데, 함께 하니 힘이 났습니다. 덕분에 이 날은,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만큼은 든든한 하루였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사도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을 향해,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라고 말합니다. 사도바울도 알고 있었던 겁니다. 하나님의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죠. 함께 더불어 나눌 때 우리의 사역은 그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 하나하나가 빛이 납니다. 혼자 하면 혼자 힘들고 지칠 수 있는 일도, 함께 하면 더 즐겁고 힘이 납니다.

요즘 같이 교우들과 함께 뭔가를 만들기 어려운 시대에는 더욱 더 이런 시간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교회 일은 어쩔 수 없이 목회자인 제가 도맡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최대한 여러분들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혼자서는 늘 외롭고 고독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하나님의 일을 할 때만큼은 그 외로움과 고독함은 사라지죠. 여러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여러분과 함께 사역할 때 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곤 합니다. 제가 신학공부를 20년 넘게 하면서 인생의 의미에 대해 기술하는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제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은, 홀로 책을 읽을 때가 아니라 여러분과 함께 사역할 때입니다.

 

x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하나님 사역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이 팬데믹 기간에 우리가 함께 건강하고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하나님 나라의 사역을 함께 즐겁게 감당하는 은혜의 시간들이 허락되기를 원합니다.

 

 

 [묵상]

 

이 팬데믹 기간에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가 될 수 있을까요?

 

 

[기도]

 

하나님의 사명을 홀로 감당하고자 하는 교만과 허탈한 마음을 버리고, 내 곁에 있는 형제자매들과 더불어 함께 주님의 사역을 이뤄 나가게 하소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3 2021년 1월 15일 – 장애물 경주 file 이상현목사 2021.01.14 19
» 2021년 1월 14일 – 함께 하니 file 이상현목사 2021.01.13 38
251 2021년 1월 13일 – 나를 보라 이상현목사 2021.01.12 39
250 2021년 1월 12일 –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 이상현목사 2021.01.11 55
249 2021년 1월 11일 – 버려라 이상현목사 2021.01.10 63
248 2021년 새해 인사말 이상현목사 2021.01.05 225
247 2021년 1월 2일 ~ 1월 9일까지 묵상자료는 쉽니다 이상현목사 2021.01.02 222
246 2021년 1월 1일 – 특별한 날, 특별한 마음 file 이상현목사 2020.12.31 258
245 2020년 12월 31일 –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상현목사 2020.12.30 294
244 2020년 12월 30일 – 보이지 않아도 이상현목사 2020.12.29 280
243 2020년 12월 29일 – 하나님 없는 삶 file 이상현목사 2020.12.28 308
242 2020년 12월 28일 – 에베소의 인연 file 이상현목사 2020.12.27 311
241 2020년 12월 26일 – 크리스마스 다음 날 벌어진 일 file 이상현목사 2020.12.25 317
240 2020년 12월 25일 – 하나님께 영광, 땅에서는... 이상현목사 2020.12.24 354
239 2020년 12월 24일 – 산타클로스의 하루 file 이상현목사 2020.12.23 342
238 2020년 12월 23일 – 이민자 예수님 이상현목사 2020.12.22 362
237 2020년 12월 22일 – 동방에서 온 박사들 file 이상현목사 2020.12.21 328
236 2020년 12월 21일 – 도시 밖에 살던 사람들 (Non-Citizens) 이상현목사 2020.12.20 319
235 2020년 12월 19일 – 마리아 찬가 (Ave Maria) 이상현목사 2020.12.18 422
234 2020년 12월 18일 – 크리스마스 씰 file 이상현목사 2020.12.17 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