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누가복음 2:8-19

 

2:8 그 지역에 목자들이 밤에 밖에서 자기 양 떼를 지키더니 

2:9 주의 사자가 곁에 서고 주의 영광이 그들을 두루 비추매 크게 무서워하는지라 

2:10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2:11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2:12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하더니  

2:13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2: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2:15 천사들이 떠나 하늘로 올라가니 목자가 서로 말하되 이제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께서 우리에게 알리신 바 이 이루어진 일을 보자 하고 

2:16 빨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인 아기를 찾아서 

2:17 보고 천사가 자기들에게 이 아기에 대하여 말한 것을 전하니 

2:18 듣는 자가 다 목자들이 그들에게 말한 것들을 놀랍게 여기되 

2:19 마리아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새기어 생각하니라 

 

 

[말씀]

 

구약에서 신약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사회문화가 바뀌게 됩니다. 가장 큰 변화는 신약시대 때부터 도시문화가 발전했다는 겁니다. 당시 팔레스타인 땅을 다스리던 로마제국은 각 지역에 식민도시를 건설하고, 그 도시 위주로 식민지들을 다스렸습니다. 로마가 세운 도시들은 주변 다른 지역보다 크게 발전하였고, 그로 인해 도시로 인구가 몰렸습니다. 예전에 한국도 60-80년대에 이촌향도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었죠. 모두들 꿈과 희망을 가지고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더 좋은 교육을 위해서, 더 좋은 직장을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서울로 올라왔었죠. 신약시대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로마제국이 정복한 지역에는 큰 도시가 생겼고, 이 도심 위주로 문화와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었습니다.

도시는 영어로 시티(City)라고 합니다. 그래서 도시 안에 사는 사람들을 시티즌(Citizen)이라고 부르죠. 반면에 도시 안에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시민권(Citizenship)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죠. 이들은 도시에서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얻지 못합니다. 가령 전쟁이 났을 때, 도시는 성벽을 중심으로 도시 안쪽과 바깥쪽을 구분합니다. 도시 바깥쪽은 적들에게 내주지만 도시 안쪽은 철저하게 보호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도시 밖에 사는 사람들은 외적이 쳐들어와도 성 안에 사는 영주나 왕에게 협력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도시는 자신들을 보호해주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성 안에 사는 시민들은 성 밖에 시민권이 없는 사람들(Non-Citizen)들을 자신들과 동등하게 보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목자는 성 밖에 살아야 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죠. 그래서 목자들은 먹고 사는데 충분한 혜택을 누리지 못했고, 필요하면 강도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구약시대에는 아브라함과 이삭처럼 목자들이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심지어 다윗처럼 왕이 될 수 있는 좋은 직업에 해당됐지만, 신약시대의 목자들은 성 안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멸시와 두려움을 가져다 주는 천하면서도 무서운 직업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태어나실 때, 그 소식을 가장 먼저 천사들로부터 들은 이들은 목자들이었습니다. 밖에서 노숙을 하는 도중에 하늘의 천사들로부터 베들레헴 성 안에 메시아가 나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들은 한 걸음에 달려와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성 안으로 들어옵니다. 당시 분위기를 생각했을 때, 목자들이 밤에 성 안으로 들어온 것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이례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성 안의 시민(Citizen)들이 두려워하고 멸시하는 대상이기 때문에, 목자들은 낮에도 성 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들어와도 한 두 명씩만 들어오지, 이렇게 목자들이 단체로 성 안으로 들어오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밤에 목자들이 한 번에 베들레헴 성 안으로 들어왔으니, 성 안에 있는 사람들은 나름 경계를 하고 혹시나 있을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 베들레헴 성내의 험악한 분위기를 모르지도 않았겠지만, 목자들은 그들의 두려움을 무시하고 성 안으로 들어와 메시아를 찾아 경배합니다. 이것은 굉장히 상징적인 장면이죠. 실제로 예수님의 사역은 성 밖에 있는 사람들과 유대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시작됩니다. 한센병(문둥병) 환자들과 세리, 기생들을 통해 예수님의 사역이 시작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거죠. 예수님의 사역 자체가 우리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떨어진 사람들을 세우고 일으키는데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예수님께서 태어나신다면, 과연 누구에게 가장 먼저 그 소식이 알려질까요? 아마도 이 땅에서 가장 천한 자들일 겁니다. 그들을 감싸 안고 위로하고 일으키는 것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첫 번째 이유였던 것처럼, 이 땅에서 소외되고 힘들어 하는 이들을 격려하고 함께 기도하는 것이 예수님을 믿는 우리들의 사역이 되어야 합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힘들어 하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위로 받고 격려 받는 은혜의 시간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묵상]

 

여러분들의 눈으로 이 땅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에게 다가가 위로해 주시기 원합니다.

 

 

[기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대로, 우리가 이 땅에서 소외받고 버려진 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한 돌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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