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누가복음 1:46-55

 

1:49 능하신 이가 큰 일을 내게 행하셨으니 그 이름이 거룩하시며 

1:50 긍휼하심이 두려워하는 자에게 대대로 이르는도다 

1:51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1:52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1:53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 

1:54 그 종 이스라엘을 도우사 긍휼히 여기시고 기억하시되 

1:55 우리 조상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이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영원히 하시리로다 하니라    

 

 

[말씀]

 

내일 함께 드릴 이번 크리스마스 주일 예배에는, 그 동안 우리 예배와 칸타타를 도와주셨던 전문 음악인들이 참여합니다. 그 중에 아베 마리아라는 찬양을 들을 기회가 있을 겁니다.

개신교에서는 오랫동안 아베 마리아를 부르는 것을 금기시 해왔습니다. 그 이유는 아베 마리아와 같은 마리아 찬가는 성모(聖母)를 찬양하는 노래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어찌 보면 타당한 말로 들립니다. 교회의 예배는 하나님께 경배하는 자리죠.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의 하나님이기 때문에, 성모인 마리아는 예배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성모 찬가에는 한 가지 오해와 한 가지 진실이 있습니다. 제가 오해라고 표현한 이유는, 아베 마리아와 같은 마리아 찬가는 마리아를 찬양하는 노래가 아니라, 마리아가 찬양하는 노래라는 겁니다. 오늘 분문인 누가복음 1장에는 수태고지(受胎告知) 장면이 나옵니다 (이 단어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말 그대로 마리아가 예수님을 수태(잉태)한 것을 고지(통보) 받는 장면을 뜻합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를 찾아가 인사하며, Ave Maria (마리아여, 문안드립니다) 하고 불렀던 데서 이 노래의 제목 아베 마리아가 정해진 겁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진실이라고 하는 것은, 카톨릭에서 오랫동안 마리아 찬가마리아에 대한 찬가로 이해해왔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물론 카톨릭은 개신교와 교리가 다르기 때문에, 죽은 성자에게 드리는 기도도 있고, 이와 같이 성모에게 드리는 기도도 있습니다. 성자들은 죽었지만, 하늘에서 여전히 우리 인간들을 위해 하나님께 중보기도를 해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죽은 성자들에게 드리는 기도가 버젓이 있어왔던 겁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구절은 성경에 나와 있지도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오랫동안 카톨릭에서 마리아 찬가를 잘못 이해한 거죠.

 

그럼에도 이번 크리스마스 때 우리 교회에서 마리아 찬가 중 하나인 아베 마리아를 부르는 것은, 이것이 마리아를 찬양하는 노래가 아니라, 마리아가 찬양한 노래라는 본래의 의미를 더 강조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마리아가 수태고지를 받고, 즉 자신이 어린 여성의 몸으로 하나님의 아들을 잉태하게 되었다는 천사의 말을 듣고, 그녀가 하나님을 찬양하며 어떤 노래를 불렀었는지, 우리는 성경을 정확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리아가 이르되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보라 이제 후로는 만세에 나를 복이 있다 일컬으리로다 (1:46-48)

 

처녀의 몸으로 아이를 갖게 된 마리아는,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자신의 운명을 탓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있는 사람이라고 여겼습니다. 어떻게 그녀가 그렇게 고백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그 다음 구절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 (1:51-53)

 

당시 많은 사람들이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도 메시아를 간절히 기다렸던 사람 중의 하나였던 겁니다. 메시아가 나타나 부조리한 세상을 바로 세울 것이라고 간절히 믿고 기다리는 것은 당시 모든 유대인들의 소망이었고, 마리아 역시 그런 메시아의 구원을 기다린 여성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 메시아가 자신의 몸에서 나온다는 천사의 말을 들었으니, 걱정과 근심보다는 기쁨과 찬양이 앞섰던 거죠. 그러니 당장 처녀의 몸으로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하는 걱정보다는, 하나님을 마음껏 찬양하는데 여념이 없었던 겁니다.

 

마리아와 예수님의 시대로부터 벌써 2000년이 지났지만,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정의가 바로 서지 못하고 부조리한 자들이 더 많은 부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전염병과 경제침체가 계속되면서 이 땅의 빈부격차는 더욱 더 벌어졌습니다. 최근 30년을 통틀어 올해 전 세계의 빈부격차가 가장 높은 수치로 나타났습니다. 우리가 이런 시대에 살고 있기에, 여전히 마리아가 불렀던 마리아 찬가가 우리 마음에 유독 와닿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2000년 전, 제국의 식민지에 살고 있던 한 어린 여성의 찬양으로부터 메시아의 구원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우리 교회 크리스마스 주일예배를 통하여 울려 퍼지는 아베 마리아가 이 세상의 질서를 바로 잡고 정의와 공의를 이 땅에 새롭게 세우는, 은혜로운 계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묵상]

 

여러분이 목격했던 이 땅의 불의(不義) 중에, 여러분이 바로 잡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이러한 정의와 올바른 세상을 위해 하나님께 매일 기도하십니까?

 

 

[기도]

 

메시아의 구원을 간절히 기다렸던 성모 마리아처럼, 우리도 주님의 구원을 간절히 기대하고 기다리는 은혜로운 성탄절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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