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마가복음 3:3-5

 

3:3 예수께서 손 마른 사람에게 이르시되 한 가운데에 일어서라 하시고 

3:4 그들에게 이르시되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 하시니 그들이 잠잠하거늘 

3:5 그들의 마음이 완악함을 탄식하사 노하심으로 그들을 둘러 보시고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내밀라 하시니 내밀매 그 손이 회복되었더라 

 

 

[말씀]

 

어릴 때 학교에서는 이 맘 때쯤이면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곤 했습니다. 카드를 만들고 선생님과 친구들의 주소를 받아,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크리스마스에 맞춰 카드를 보내곤 했었죠.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낼 땐 우표를 붙이는데요, 우표 옆에 붙이는 것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크리스마스 씰입니다. 기억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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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영어 seal에서 왔기 때문에 원래 발음은 이지만, 같은 단어로 헛갈리지 않게 하려고 이라고 표기했습니다.

 

당시에 크리스마스 씰은 학교에서 무조건 강매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린 마음에, 크리스마스 카드는 우표만 붙이면 안 가고, 꼭 씰을 붙여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크리스마스 씰은 아무 기능도 없고, 그냥 봉투에 붙이는 장식 같은 것이었죠. 결핵협회에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씰을 판매했던 겁니다.

 

요새도 크리스마스 씰이 있을까요?

 

예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요새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새로운 캐릭터로 씰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디자인도 굉장히 세련된 것으로 바뀌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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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씰이 처음으로 발행된 것은 1904 12월입니다. 당시 유럽에서는 산업혁명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살았고, 이로 인해 폐결핵이 유행했습니다. 지금이야 약이 좋아져서 쉽게 고치지만, 몇 십 년 전만 해도 폐결핵은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았던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어릴  때 폐결핵을 앓았던 가족이나 친구가 결국 목숨을 잃었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폐결핵이 너무나 많은 생명을 앗아갔지만, 당시에 약값이 비싸서 제대로 생명을 살릴 수 없게 되자, 덴마크 코펜하겐의 작은 우체국에서 일하던 아이날 홀뵐(Einar Holbøll)이라는 직원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냅니다. 그것이 바로 크리스마스 씰의 판매였습니다. 연말마다 사람들이 엄청난 양의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을 보내는데, 거기에 동전 한 닢을 더해서 또 하나의 기부우표를 발행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체신부 장관과 덴마크 왕의 재가를 얻어 곧장 실행되었습니다. 씰을 판매하여 벌어들이는 모든 수익은 결핵협회로 보내졌고, 약값을 구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폐결핵이 걸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제가 군대를 제대했던 것은 2001년 여름이었습니다. 저는 원주 비행장에서 공군장교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사병 하나가 폐결핵에 걸려 국군원주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저는 제대를 앞두고 있었지만, 그래도 군대까지 와서 병에 걸린 그 친구가 딱해서 문병을 한 번 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저는 제대를 했고 아무 일 없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제가 기침이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침을 하다가 새벽에 깨는 일이 잦아졌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저는 그냥 기침약 하나 사먹고 말았었는데, 어느 날 기침에 피가 심하게 섞여있는 것을 보고 심상치 않음을 느꼈습니다. 새벽에 기침으로 깨서 피를 심하게 토할 때는 이러다 죽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요.

, 저도 그 때 폐결핵에 걸렸던 겁니다. 그 사병 때문에 전염되었던 건지 아니면 다른 데서 옮았던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곧장 내과의사를 찾아갔었는데, 그 의사는 폐결핵이라고 진단을 하더니 대수롭지 않게 6개월 동안 약만 꾸준히 먹으면 완치되니까 안심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폐결핵에 걸리고 나서 두 가지 때문에 놀랐습니다. 우선, 약이 심하게 잘 들었습니다. 약을 먹기 시작한 지 며칠 후부터 기침이 수그러들었고, 2-3주 지나니까 이미 완치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의사는 약을 6개월 동안 꾸준히 먹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반년을 계속 복용했습니다. 또 하나 놀란 것은 약값이었습니다. 물론 20년 전이고, 한국에서였기 때문에 이곳과는 약값이 비교가 안 되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제가 6개월 동안 구입했던 약의 총 가격은 2만원이 안 되었습니다. 모두 다 결핵협회에서 지원한 펀드 덕분이었죠. 어릴 때 강제로 혹은 재미로 샀던 크리스마스 씰이, 사실은 저처럼 폐결핵으로 고생하던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주고 경제적 부담도 덜어줬던 겁니다.

 

크리스마스 씰 뿐만이 아니죠. 오늘날 우리 사회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부와 헌신으로 돌아갑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곳 미국은 의료에 들어가는 개인부담이 워낙 커서,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병을 키우며 사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가 초기에 잡히지 않은 것도 그런 탓이죠. 초기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을 받는 것만으로도 몇 백 불에 해당되는 큰 비용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병에 걸려도 진단받는 것조차 엄두를 못 냈고, 이 때문에 더 심하게 퍼졌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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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샐리나스 병원에 화이자(Pfizer)에서 만든 고가의 백신이 도착했습니다. 이 백신이 안전한지 아닌지의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과연 이 백신을 접종받기까지 우리가 얼마나 더 기다려야 되고, 그 때 우리가 얼마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 궁금해집니다. 바라기는, 크리스마스 씰이 그래왔던 것처럼, 또 예수님이 안식일에 병을 고치는 것을 우선으로 여기셨던 것처럼 (3:1-5), 이 팬데믹이 종식될 때까지 돈의 원리보다는 생명의 원리가 우선하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묵상]

 

여러분은 누군가의 기부에 덕을 본 적이 있나요?

혹은 여러분의 기부로 인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린 적이 있나요?

 

 

[기도]

 

내 선한 행위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고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크리스마스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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