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요한복음 14:27

 

14:27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말씀]

 

예전에 웰컴 투 동막골이라는 영화가 인기를 끌었었습니다. 이 영화의 백미는, 강원도 산골에 고립되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모르고 살던 동막골에, 북한군과 국군, 그리고 미군병사가 마주치는 장면입니다. 이들은 서로 죽일 듯이 총을 겨누다가, 갑자기 나타난 맷돼지를 마을 사람들과 협력해서 함께 잡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전쟁 중임에도 이 마을은 임시 휴전상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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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전쟁 중에는 서로에게 총칼을 겨눠야 하고 당장이라도 서로를 쓰러뜨려야 하지만, 이 마을에서만큼은 함께 인간으로서의 평화와 화합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거죠.

 

이 동막골의 휴전(休戰)은 영화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입니다만, 우리 인간의 전쟁사를 보면 가끔씩 이러한 휴전이 실제로 벌어지곤 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제가 작년 성탄절 칸타타 때 소개를 드렸던, 크리스마스 휴전입니다. 1차대전이 한참 벌어지던 1914년에, 독일과 영국군은 벨기에의 이프로 지역에서 대치 중에 있다가,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합니다. 그 때 양 진영은 총 쏘는 것을 멈추고, 돌림노래로 캐롤을 부르게 되죠. 그러다가 다음 날 임시 휴전을 맺고, 서로 만나 축구시합까지 합니다. 오랜 기간 전쟁을 벌이다 멈춘 단 몇 시간의 휴전이었지만, 이 전쟁에 참여했던 병사들은 이 날의 감격을 잊지 못하고 크리스마스 기적이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이런 대규모의 휴전은 아니더라도, 소규모로 잠시 싸움을 멈추고 함께 음식을 나눈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번엔 2차대전 때의 일입니다. 벨기에 국경인 휘트르겐 숲속의 작은 오두막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이 작은 오두막에 살던 프리츠 빈켄이라는 소년은 어머니와 한참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집 근처에 세 명의 미군이 들어닥칩니다. 두 명은 그나마 서 있을 힘이 있었지만, 또 다른 한 명은 부상을 당하여 완전히 쓰러진 상태였습니다. 어머니와 빈켄은 이들이 낙오된 미군임을 알아챘습니다. 당시에 이 마을은 독일 나치군이 장악했기 때문에, 미군을 발견하면 바로 나치에게 알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빈켄과 어머니의 눈에는, 이들이 적군이 아니라 그냥 도움이 필요한 앳된 소년들로 보였습니다. 따뜻한 집으로 들이자 이들은 철모와 군복을 벗었습니다. 군복을 벗으니 이들의 앳된 얼굴이 드러났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밖에는 네 명의 독일군이 총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이들 역시 허기지고 지친 상황이었고, 오두막 밖으로 풍기는 음식 냄새를 도저히 참지 못하고 조금 얻어먹을까 하는 마음에 문을 두드렸던 겁니다. 미군이 이 오두막 안에 있다는 것을 알면 당장이라도 전투가 벌어질 상황이었지만, 빈켄의 어머니는 의연하게 그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프뢸리히 바이낙흐텐(Fröhliche Weihnachten)!

 

독일어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이었습니다. 이 환영의 말에 독일 병사들은 마음이 누그러져 똑같이 프뢸리히 바이낙흐텐이라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어서 들어오세요. 여러분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대접할게요. 그런데 저희 집에 이미 손님이 와 계신데, 당신들의 친구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오늘만큼은 싸움을 멈추고 함께 저녁을 나누지 않겠습니까?

 

이 말에 문 밖에 서 있던 독일 병사들과 안에서 듣고 있던 미군은 순간 긴장했지만, 빈켄의 어머니는 이 정적을 깨뜨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뭣들 하세요. 어서 들어와서 함께 저녁 먹어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군과 독일군 병사가 빈켄과 어머니를 도와 함께 저녁을 준비하였고, 한 독일병사는 다친 미군의 상처를 치료해주기까지 했습니다. 식탁에 앉아서 서로의 얼굴을 보니, 모두들 너무나 어린 소년들이었습니다. 가장 나이 많은 하사가 23살이었고, 어린 병사는 16살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어머니가 식탁에 둘러앉은 그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주님, 오늘 이 식탁에 함께하시사,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 멀리 떨어진 이 전쟁터까지 오게 된 주님의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로하여 주옵소서.

 

이에 식탁은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이들이 떠나기까지, 이 작은 오두막집은 모두에게 평화의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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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상]

 

여러분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다른 사람들에게 평화의 안식처가 되어 주고 있습니까?

 

 

 [기도]

 

주님께서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셨음을 기억하며, 주님을 따르는 내 삶도 다른 이들에게 평화를 끼치는 삶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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