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여호수아 4:4-7

 

4:4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각 지파에 한 사람씩 준비한 그 열두 사람을 불러 

4:5 그들에게 이르되 요단 가운데로 들어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궤 앞으로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의 지파 수대로 각기 돌 한 개씩 가져다가 어깨에 메라 

4:6 이것이 너희 중에 표징이 되리라 후일에 너희의 자손들이 물어 이르되 이 돌들은 무슨 뜻이냐 하거든 

4:7 그들에게 이르기를 요단 물이 여호와의 언약궤 앞에서 끊어졌나니 곧 언약궤가 요단을 건널 때에 요단 물이 끊어졌으므로 이 돌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영원히 기념이 되리라 하라 하니라     

 

 

[말씀]

 

어제 제가 살고 있는 마리나는 (지난 주 목요일에 이어) 또 다시 정전이 됐습니다. 이번엔 좀 더 심각했습니다. 지난 주에 정전이 될 때는 PG&E에서 바로 문자가 와서 언제까지 복구될 것이라고 알려줬었는데, 이번 정전은 아무런 기약이 없었습니다. 정전이 되니 또 다시 모든 것이 멈췄습니다. 게다가 어제는 날씨도 좋지 않아서 오후 3시 쯤부터 집안은 어둡고 추웠습니다. 컴퓨터도 켤 수 없고 인터넷도 안 되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번 정전 때도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이번 정전은 좀 더 제 마음을 어둡게 했습니다. 그래서 괜한 마음에 벽난로에 불을 켜기도 하고,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촛불들을 여러 개 켰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 전기도 잘 통하고 인터넷도 잘 되는 시대에 살면서 한 번이라도 이 혜택에 대해 감사한 적이 있었는가 하는 거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러한 문명의 이기에 대해 깊게 감사한 적이 없었습니다.

 

전기와 인터넷 뿐만이 아니죠. 인간은 어리석어서 무엇이든 꼭 잃어버려야 그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몰랐다가, 곁을 떠나고 다신 볼 수 없게 될 때에야 그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나의 건강도 마찬가지죠. 젊었을 때 그 좋았던 체력을 누릴 때는 그것이 그렇게 소중한지 몰랐습니다. 옆에서 어른들이 나도 나이 들어서 이럴 줄 몰랐어 라고 말해도 그것이 내 얘기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니, 내 자신이 나이가 들고 노쇠해진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내 몸의 기능이 하나씩 고장나고 기력이 쇠하면서부터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죠. 이처럼 우리 인간은 참으로 어리석은 존재입니다. 잃어버려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지만, 그땐 이미 늦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를 겪으며 우리는 그동안 누려왔던 우리 일상의 수많은 혜택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들과 만나서 함께 어울리는 시간들,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해준 식당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찾아가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까지, 이제는 잃어버린 수많은 소중한 일상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잠시 잃어버렸기에 그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사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른들이 곁에서 늘 충고해 주셨기 때문이죠. 하지만 머리로 알고 있다고 내 삶에 그대로 반영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여호수아가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때, 하나님은 요단강의 물을 멈추게 하여 이스라엘 사람들 모두가 무사히 그곳을 건널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홍해를 가를 때처럼, 또 다시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난 거죠. 건너기 전에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열 두 지파에서 한 사람씩 선출하여 요단강을 건널 때 그 중간에 있는 돌을 하나씩 어깨에 매서 가지고 나오라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훗날 이스라엘 자손들도 이 돌을 볼 수 있도록 쌓아놓게 합니다. 여호수아는 그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너희 중에 표징이 되리라 후일에 너희의 자손들이 물어 이르되 이 돌들은 무슨 뜻이냐 하거든 그들에게 이르기를 요단 물이 여호와의 언약궤 앞에서 끊어졌나니 곧 언약궤가 요단을 건널 때에 요단 물이 끊어졌으므로 이 돌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영원히 기념이 되리라 (4:6-7)

 

실제로 이스라엘 자손들은 요단강 안에서 가지고 온 열 두 개의 돌이 쌓여있는 것을 보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 돌들을 보며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배웠다고 해서, 그 자손들이 하나님의 명령만을 온전히 따르고 순종하며 살았던 것은 아니었죠.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했던 과거 조상들의 기억이 지식으로는 전해졌지만 그들의 삶 속으로 온전히 전해지진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그 자손들도 머리로는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머리로 알고 있다고 해서 그들의 삶 속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죠.

 

우리도 마찬가지라 믿습니다. 아마 또 다시 시간이 지나면 어제 정전이 되며 새롭게 깨달았던 지금 일상의 소중함을 또 다시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되고 우리가 다시 예전의 일상을 되찾게 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 소중한 일상들을 더 이상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잃어버린 일상에 대해 함께 감사하기 원합니다.

 

우리가 모여 서로의 얼굴을 보며 예배 드릴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우리가 함께 마음껏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우리가 모여 함께 음식을 나누며 친교를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우리가 서로의 손을 잡고 서로의 등을 두드려 주며 서로를 응원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우리가 서로의 집을 방문하며 함께 격려하고 함께 기도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결국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을 우리에게 주심에 감사합니다.

 

 

  [묵상]

 

여러분이 잃어버리고 나서 소중함을 깨달은 것은 무엇이 있나요?

 

 

 [기도]

 

아직 잃어버리지 않은 내 소중한 것들을 다시 한 번 기억하게 하여 주시고 또 감사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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