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마태복음 25:34-40

 

25:34 그 때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25:35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25:36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25:37 이에 의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25:38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25:39 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25:40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말씀]

 

서울 어느 뒷골목에 한 노인이 살았습니다. 가족은 아무도 없었고 아들 하나만 있었는데, 그 아들마저도 국방의 의무를 위해 군대에 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지내던 어느 날, 이 노인은 심장병으로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로 가야했습니다. 하지만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의료진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군대에 가 있던 아들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이 노인이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아들 얼굴을 볼 수 있기를 바랬던 겁니다. 노인은 병실에 누워 죽을 시간만 기다리고 있었지만, 곧 있으면 볼 아들을 기다리며 끝까지 버텼습니다. 하지만 심장 마비와 강한 진통제 때문에 정신은 점점 몽롱해질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이제는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알아보지 못할 만큼 의식이 혼미해졌습니다.

 

그 순간 간호사가 문을 열더니 누워있던 노인에게 다가와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아드님이 왔어요!

 

할아버지는 제대로 못 들었는지 힘없이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러자 간호사는 다시 한 번 소리를 쳤습니다.

 

할아버지! 그렇게 기다리시던 아드님이 왔습니다.

 

그 소리와 함께 해병대 복장을 한 건장한 청년이 병실에 들어섰습니다. 할아버지는 이미 눈앞이 아득해져서 아들조차 알아볼 수 없었지만, 아들이 왔다고 하니, 아들을 향해 마지막 힘을 다해 떨리는 손을 내밀었고, 그 청년도 그 노인의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노인의 입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꼭 쥔 두 손을 통해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교감할 뿐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손을 쥔 채로, 아무 말 없이 온 밤을 지새웠습니다.

 

가끔씩 의료진들이 체크를 위해 병실에 들어와 할아버지 손을 꼭 쥐고 있는 해병대 청년에게 조금만이라도 눈을 붙이라고 말했지만, 청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있었습니다.

 

어두웠던 밤이 지나고 동이 틀 무렵 할아버지는 청년의 손을 잡은 채로 돌아가셨습니다. 그제야 의료진들은 들어와 산소 호흡기와 주사 바늘을 뽑고 할아버지의 얼굴을 천으로 덮어주었습니다. 그 청년도 그제서야 할아버지의 손을 놓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해병대 청년이 간호사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저 노인은 누구시죠?

 

?

 

간호사는 도리어 놀라 되물었습니다.

 

이 분이 아버지가 아니신가요?

 

, 이 할아버지는 저희 아버지가 아닙니다.

 

큰 착오가 있었던 겁니다. 아마도 의료진들은 급하게 군대에 가 있던 아들을 수소문하다보니, 동명이인의 해병대 청년에게 연락이 갔던 겁니다. 그 청년도 아버지가 돌아가신다고 해서 부랴부랴 병원까지 왔던 건데, 자신을 아들이라고 믿고 손을 꼭 쥐어준 이 할아버지 앞에서 차마 나는 이 분의 아들이 아닙니다 라고 말할 수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밤새 누군지도 모르는 할아버지 곁을 지켜줬고, 할아버지는 아들이라고 믿었던 이 청년의 손을 쥔 채로 돌아가셨던 겁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납니다. 아마 여러분들 스스로 이 이야기가 들려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알고 계실 겁니다. 오늘의 본문 말씀을 다시 한 번 나눔으로써 이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더 곱씹길 원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 25:40)

 

 

  [묵상]

 

여러분은 의도치 않은 착각으로 이 이야기의 청년처럼 누군가를 도운 적이 있나요? 혹은 이 할아버지처럼 의도치 않게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나요?

 

 

 [기도]

 

주님을 모시고 섬기듯, 내게 주어진 지극히 작은 자 한 사람도 잘 섬길 수 있도록 내 마음과 여건을 허락하여 주소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7 2020년 11월 28일 – 하나님의 손만 잡으면 이상현목사 2020.11.27 22
216 2020년 11월 25일 –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 이상현목사 2020.11.24 57
215 2020년 11월 24일 – 감사하지 못할 상황에도 file 이상현목사 2020.11.24 64
214 2020년 11월 23일 – 여호수아가 용감했던 이유 file 이상현목사 2020.11.22 93
213 2020년 11월 21일 – 메이플라워 호의 기적 file 이상현목사 2020.11.20 148
212 2020년 11월 20일 - 이번 주일 실시간 예배 안내 (Zoom 설치방법) file 이상현목사 2020.11.19 189
211 2020년 11월 19일 – 잃어버린 후에 감사 이상현목사 2020.11.18 164
210 2020년 11월 18일 – 감사, 삶을 회복하는 기점 file 이상현목사 2020.11.18 175
209 2020년 11월 17일 – 감사할 줄 아는 사람 이상현목사 2020.11.16 187
208 2020년 11월 16일 – 크리소스톰의 감사 이상현목사 2020.11.15 304
207 2020년 11월 14일 – 삶의 닻 이상현목사 2020.11.13 234
206 2020년 11월 13일 – 정전으로 인한 묵상 file 이상현목사 2020.11.12 238
205 2020년 11월 12일 – 가치를 알아볼 수 있나요? 이상현목사 2020.11.11 233
204 2020년 11월 11일 –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이상현목사 2020.11.10 229
203 2020년 11월 10일 – 오아시스에 물이 모이듯이 file 이상현목사 2020.11.09 214
202 2020년 11월 9일 – 남을 미워하는 마음,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 이상현목사 2020.11.08 219
201 2020년 11월 7일 – 내가 먼저 하나님 편에 이상현목사 2020.11.06 241
200 2020년 11월 6일 – 웰컴 공동체 이상현목사 2020.11.05 240
199 2020년 10월 5일 - 대통령 선거 현재 상황 file 이상현목사 2020.11.04 237
» 2020년 11월 4일 – 아들을 기다리던 노인 이상현목사 2020.11.03 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