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창세기 31:1-5

 

31:1 야곱이 라반의 아들들이 하는 말을 들은즉 야곱이 우리 아버지의 소유를 다 빼앗고 우리 아버지의 소유로 말미암아 이 모든 재물을 모았다 하는지라 

31:2 야곱이 라반의 안색을 본즉 자기에게 대하여 전과 같지 아니하더라 

31:3 여호와께서 야곱에게 이르시되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하신지라 

31:4 야곱이 사람을 보내어 라헬과 레아를 자기 양 떼가 있는 들로 불러다가 

31:5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그대들의 아버지의 안색을 본즉 내게 대하여 전과 같지 아니하도다 그러할지라도 내 아버지의 하나님은 나와 함께 계셨느니라    

         

 

[말씀]

 

별주부전의 이야기를 다 아실 겁니다. 흔히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라고도 하죠. 이 이야기는 삼국시대 신라의 무열왕이었던 김춘추의 이야기에 처음 등장합니다. 그러니 무척 오래된 이야기죠. 김춘추가 고구려에 도움을 청하러 갔다가 도리어 인질로 잡히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 때 고구려를 탈출하기 위해 김춘추는 고구려의 보장왕을 속이게 됩니다. 자신을 신라로 돌려보내면 고구려 왕이 원하는 대로 신라가 빼앗은 옛 고구려 땅을 돌려주겠다고 각서까지 쓰죠. 그렇게 약속을 하고 고구려를 탈출한 김춘추는, 당나라와 동맹을 맺어 고구려를 멸망시킵니다. 이 때 김춘추는 별주부전의 거북이에게서 탈출의 힌트를 얻었다고 말합니다.

별주부전의 이야기도 김춘추의 탈출 이야기와 비슷하죠.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 육지에 온 거북이는 토끼의 간을 구하기 위해 토끼를 속여 용궁으로 데려갑니다. 그런데 토끼가 기지를 발휘해서, 나는 신의 후손이라 뱃속의 장기를 꺼낼 수 있는데, 마침 이곳에 오기 전에 속이 불편해서 간을 꺼내어 씻고 나서 저쪽 바위에 말려 놨습니다. 다시 저를 육지로 보내주면 말려 놓았던 간을 가져오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용왕과 거북이를 속입니다. 거북이가 자신을 육지에 내려주자마자, 토끼는 거북이에게 이렇게 말하죠.

 

병든 용왕 살리자고 성한 토끼가 죽을 쏘냐?

 

워낙 오래된 이야기라 판본(version)마다 내용이 다 다르지만 여러 판본의 별주부전에 따르면, 용왕이 병이 들었던 이유가 지나치게 주색잡기에 취했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 별주부전은, 아무리 용왕이 귀한 신분이어도, 병든 용왕을 살리자고 멀쩡한 토끼가 죽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평등인권사상이 담겨있는 이야기죠.

 

저는 어릴 때부터 이 별주부전의 이야기와 창세기에 나오는 야곱의 이야기가 참 비슷하다고 느껴왔습니다. 야곱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짓말로 형을 속이고 또 삼촌 라반을 속이는 삶을 살아왔죠. 오늘 본문인 창세기 31장은 삼촌 라반을 속이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형 에서를 속인 것도 (제가 동생인 입장에서는) 어느정도 공감이 가지만, 라반을 속이는 장면은 굉장히 통쾌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라반이 먼저 야곱의 노동력을 20년 동안이나 착취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자그만치 20년입니다. 여러분이 이곳에 이민 와서 맨 처음에 여러분을 먹고 살 수 있게 도와준 분이, 20년 동안 여러분 월급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고 계속 일만 시켰다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처음 미국 정착할 때 아무리 그 분이 여러분에게 귀한 도움을 줬다고 해도 그 분에 대한 내 감정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사람을 공짜로 부려먹는 것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할지라도 큰 원한을 사기 마련입니다. 라반은 삼촌인 동시에 야곱의 장인이었습니다. 그것도 두 아내의 장인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야곱은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이 원했던 아내는 동생 라헬이었는데, 삼촌은 자신을 속이고 언니 레아까지 덤으로 자기에게 시집 보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을 위하여 14년 동안 아무런 보수를 받지 못하고 삼촌을 위해 일했습니다. 거기에 6년을 더 일했습니다. 6년 동안 삼촌 라반은 10번이나 야곱이 받을 품삯의 금액을 바꿨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어도, 라반이 야곱을 20년 동안 거의 노예처럼 착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야곱이 기지를 발휘해 라반을 속인 이야기가 통쾌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결국 라반의 재산의 상당부분이 야곱 쪽으로 넘어갑니다. 야곱의 입장에선, 자신이 그 동안 일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재산을 얻게 된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되었겠지만, 라반과 그 아들들 입장에서는 공짜로 일해도 시원찮을 사위가 자신의 재산을 엄청나게 가져간 것이 화가 났습니다.

결국 야곱은 별주부전에 나오는 토끼처럼 라반을 속이고 하란 땅을 탈출하게 됩니다. 토끼처럼 그냥 몸만 탈출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족과 재산을 몽땅 다 챙겨서 탈출합니다. 라반과 그 아들들은 화가 나서 야곱을 뒤쫓았지만, 이번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결국 야곱을 놓치게 됩니다.

 

그런데 야곱의 이야기와 별주부전이나 김춘추의 이야기와 다른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야곱이 도망 나올 때 그를 인도한 분은, 다름 아닌 하나님이었다는 겁니다.

 

여호와께서 야곱에게 이르시되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31:3)

 

사실 야곱 입장에서, 라반을 떠나 도망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라반과 그 아들들을 속이고 몰래 도주하는 것도 쉽지 않았겠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야곱이 데리고 도망가야 할 두 아내가 바로 라반의 사랑하는 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야곱은 과감하게 두 아내를 설득하고 함께 도망을 칩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믿는 하나님의 뜻임을 두 아내에게 분명히 말하고 있죠 (31:4-16).

 

저도 그렇고 여러분들 모두, 한 번씩은 고향을 등지고 떠나 본 경험을 한 사람들입니다. 오랫동안 살아왔던 곳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가 않죠. 야곱처럼 20년 동안 머무르며 살았던 하란은 제2의 고향 같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야곱은 그곳에 머무를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로 하여금 떠나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도 하나님의 그 명령이 있었기에 지금 이곳에 오셨고, 지금 이렇게 우리가 함께 신앙생활하고 있는 것이라 믿습니다. 잘 떠나 오셨습니다. 이제는 여러분들을 이곳으로 인도하셨던 그 하나님만을 붙잡고 그 말씀과 명령 안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원합니다.

 

 

 [묵상]

 

여러분들이 한국 땅을 떠나 미국에 오신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때문이라고 믿습니까?

 

 

[기도]

 

나를 이곳까지 인도하신 주님께서 앞으로도 내 삶을 인도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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