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1:9-12

 

1:9 그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와서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1:10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

1:11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1:12 성령이 곧 예수를 광야로 몰아내신지라       

 

 

[말씀]

 

오늘은 개천절입니다. 예전에 한국에 살 때 10월은 유독 빨간 날이 많았는데, 그 중에 이 개천절이 어느 요일에 걸려 있느냐에 따라 10월의 스트레스 지수가 달라지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개천절은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단군 왕검이 평양에 도성을 짓고 조선(고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운 날로 알려져 있는데요, 본래 개천절(開天節)이라는 말은 하늘이 열린 날입니다. 이것은 단군의 건국보다 훨씬 전에, 하늘의 천신(天神)인 환인(桓因)의 뜻을 받아 환웅(桓雄)이 처음으로 하늘을 열고 태백산(지금의 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신시(神市)를 열어 대업을 시작한 날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때가 음력 103일이었기 때문에 개천절 행사도 예전에는 음력 103일에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해방 후 1949년부터 음력 대신 양력을 사용하자는 의견에 힘입어, 지금까지도 양력 103일에 개천절 행사를 하고 있는 거죠.

개천절(開天節)은 말 그대로 하늘이 열린 날입니다. 땅에 사는 우리들은 늘 닫혀진 하늘을 바라보며 살기 때문에 하늘이 열리는 것에 대한 환상이 있습니다. 나라의 건국을 신성시한 이들은, 자신들의 나라가 세워질 때 하늘이 열리고 하늘에 살던 사람들이 이 땅으로 내려왔다고 믿었을 겁니다. 또한 나라가 뒤집어지는 커다란 사건도 하늘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믿기도 했습니다. 정감록과 같은 예언서에 보면 천지개벽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이 뒤집힌다는 의미입니다. 태고에 하늘이 열려서 땅에 새로운 나라가 생겼듯이, 또 다시 하늘이 흔들려 기존의 나라가 망하거나 새로운 나라가 들어선다는 믿음이죠.

 

성경에도 땅에서 벌어진 특별한 사건들을 하늘의 변화와 관련지어 기록한 내용이 여러 군데에서 나타납니다. 가령 이스라엘의 국부(國父)인 야곱은 형과 아버지를 속이고 집에서 가출했다가, 광야에서 돌베개를 배고 자는 도중에 하늘이 열리는 경험을 합니다. 광야 한 가운데에 사닥다리가 섰는데, 그것이 하늘에 닿아, 천사들이 그 사닥다리를 통해 하늘과 땅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목격한 겁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며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 있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야곱이 꿈결에 보았던 이 개천(開天)의 경험이, 훗날 이스라엘이라고 불리게 될 하나님의 백성들의 나라가 세워지게 되는 초석이 되죠.

 

그런데 오늘 본문인 마가복음 1장에서도 하늘이 열리는 개천(開天)의 사건이 벌어집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는 장면입니다.

 

그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와서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1:9-11)

 

예수님의 삶은 이 개천의 사건을 기점으로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이전에는 그냥 총명한 아들이며, 목수 혹은 목수의 아들에 불과했다면, 개천의 경험을 통해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메시아의 삶을 살게 됩니다. 우리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예수님이 메시아의 사역을 시작함으로 인해, 우리 인간의 구원의 역사도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에 우리 인간이 간다 라고 하는 표현보다는,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에게 임한다는 표현을 사용하십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나라 또한, 예수님의 세례를 통해 나타난 개천의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임하게 된 거죠.

물론 개천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단군신화에서도 하늘이 열리는 것으로 땅의 역사가 완료된 게 아니죠. 오히려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연히 고통과 역경도 함께 옵니다. 하늘이 열리고 환웅이 이 땅에 왔을 때, 호랑이와 곰이 쑥과 마늘만을 먹으며 동굴 안에서 100일 간의 자가격리를 했던 것도 개천과 더불어 나타난 이 땅의 고통과 역경을 상징합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였죠. 세례를 받고 하늘이 열리고 하늘로부터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인증하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예수님의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삶은 이제 완성된 것이 아니라, 이제야 비로소 시작되었습니다. 그 다음 절에 나온 의외의 말씀은, 예수님의 삶이 이제 고통과 역경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성령이 곧 예수를 광야로 몰아내신지라 (1:12) 

 

그 다음 내용은 다 아실 겁니다. 40일 간의 금식, 사단의 시험, 메시아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섬기는 예수님... 그리고 메시아로서 예수님의 삶의 끝에 놓여있는 마지막 종착지는 십자가와 죽음이었습니다. 결국 예수님의 개천은 화려한 영광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고난과 역경의 삶으로 인도되는 고통받는 메시아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예수님을 따르는 다른 제자들도 그 어렵고 힘든 예수님의 삶을 기꺼이 순종하며 따라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요새 날씨가 다시 뿌옇게 바뀌어서 하늘이 짙은 재에 가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영적인 하늘은 이미 예수님을 통해 활짝 열렸습니다. 우리는 그 열려진 하늘을 통해 우리에게 울려 퍼지고 있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뜻을 분별해야 합니다. 그 열려진 하늘을 통해 하나님께선 여러분에게 뭐라고 말씀하시나요? 여러분을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라고 부르시며, 여러분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그 음성이 들리지 않습니까? 그 부르심을 듣고, 예수님처럼, 여러분의 온 삶을 통해 주님께 응답하며 살아가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묵상]

 

“여러분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계십니까?

그 음성에 여러분들은 어떻게 응답하고 있습니까?

 

 

[기도]

 

내가 힘들 때마다 하늘을 열어주시사 나의 구원이 하늘로부터 내려옴을 내가 믿고 의지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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