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사도행전 18:1-3

 

18:1 그 후에 바울이 아덴을 떠나 고린도에 이르러 

18:2 아굴라라 하는 본도에서 난 유대인 한 사람을 만나니 글라우디오가 모든 유대인을 명하여 로마에서 떠나라 한 고로 그가 그 아내 브리스길라와 함께 이달리야로부터 새로 온지라 바울이 그들에게 가매 

18:3 생업이 같으므로 함께 살며 일을 하니 그 생업은 천막을 만드는 것이더라     

 

 

[말씀]

 

한참 미국에 이민오는 사람들이 많던 시절에는, 갓 이민 온 한인들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 두 군데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한인마트로 한국음식이나 물건들을 구할 수 있고요, 또 다른 곳은 한인교회입니다. 이곳에서는 맘 편하게 한국말로 이것저것 이민생활에 필요한 정보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미국 뿐만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요새는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어느 나라에 처음 이민을 시작할 때는, 한국마트와 한인교회만 알고 있다면 비록 현지 언어에 익숙하지 않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살아갈 정보와 도움을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마트와 교회 다음으로 갓 이민 온 한인들이 찾아가는 곳은 일터입니다. 한인들이 가장 많이 갖는 직종은 스몰 비즈니스죠. 제가 살았던 동부에서는 슈퍼마켓, 세탁소, 포장음식점(To-Go), 그리고 미용실 등이 한인들이 가장 많이 일하는 미국 내 직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미국에 온 한인들은 특별한 기술이 없는 이상, 이러한 스몰 비즈니스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일들을 바꿔가며 일을 해보지만,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초반에 하던 직종을 계속 주 비즈니스로 하게 됩니다. 특히 제가 살았던 동부에서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었는데, 그것은 한국에서 처음 와서 처음으로 시작하게 된 직종을, 결국 평생 하게 된다는 징크스였습니다. 제 주변에도 이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러 일을 시도 했다가도 결국에는 처음 하던 일로 돌아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시작했던 일이 각자의 경험에 가장 강렬하게 기억되기 때문에 나중에도 그 일을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민자들에게는 초반에 만나는 사람들이 중요한데, 이후 이민생활을 계획하는데 있어서 그들이 가이드 역할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이민 초창기에는 일주일에 한 두 번 들리는 마트나 교회보다는, 일주일 내내 함께 있는 사업장 동료가 더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에, 미국 와서 처음으로 하게 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갓 이민 온 사람들에게는 교회 만큼이나 사업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직장에서 선한 영향을 끼치는 그리스도인을 만난 사람들은, 새로 이민 와서 함께 신앙생활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높아진다는 거죠. 게다가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동료만큼 이민생활의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미 2000년 전에 사도바울이 이러한 전도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사도행전 18장에 보면 바울은 고린도에 있을 때 이탈리아 본토에서 이제 막 이민 온 아굴라와 그 아내 브리스길라를 만나게 됩니다. 이 부부는 바울과 곧 친해졌고 바울의 권면에 따라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되는데, 그 만남의 계기는 바울과 그들이 같은 업종에 종사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천막을 만드는 일(Tent-Making)을 함께 했습니다 ( 18:3). 텐트 메이킹은 손과 몸을 사용하는 기능직이기 때문에 동료와 대화할 시간이 많이 있습니다. 아마도 바울과 이 부부는 그렇게 친해지게 된 거겠죠. 그 부부도 이제 막 고린도에 처음 이민 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른 토박이 유대인들보다는 고린도에 온 지 얼마 안 되었던 바울과 상대적으로 가깝게 지냈을 겁니다. 그리고 바울의 행동과 그 말씀의 권면을 따라 그들도 그리스도인으로 살기로 결심했던 거죠.

사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는 고린도로 오기 전에 상처를 경험했습니다. 원래는 로마제국의 본토였던 이태리 반도에 살았었는데, 로마의 4대 황제였던 글라우디우스는 모든 유대인들을 이태리 반도에서 추방하라고 하는 칙령을 발표합니다. 이에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도 추방을 당했고, 고린도로 이주해 다시 새로운 이민생활을 시작하게 된 거죠. 요즘 인종에 대한 갈등이 미국사회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지만, 특정 인종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오랫동안 고향처럼 살아왔던 땅에서 추방당하는 경험은 생각보다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아마 이 부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바울이 같은 직장에서 이 부부를 위로하고, 그들에게 로마의 시민권보다 더 위대한 천국시민의 길을 소개해 주던 모습을, 우리는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직장 동료의 전도를 통해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는 평생 바울을 후원하는 독실한 신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일터에서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은 단지 2000년 전 고린도에서만 벌어졌던 일은 아닐 겁니다. 지금 여러분의 일터와 여러분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도 똑같은 사역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원합니다. 교회를 다녀 본 적이 없던 분이, 이민 와서 처음 교회를 다니게 되는 계기는 종종 함께 일하는 동료의 전도와 권면에 의해서 일어나지만, 그런 사람이 교회에 실망하게 되고 우리가 믿는 이 기독교를 욕하게 되는 계기 또한, 함께 일하는 동료의 부도덕함이나 부적절한 언행에서 비롯됩니다. 아무리 좋은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한인사회에 많이 있어도, 단 한 사람의 직장 동료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는 기독교 전체 이미지를 망쳐버릴 수도 있는 거죠.

그렇다면, 여러분이 지금 직장에서 혹은 여러분이 계시는 삶의 자리에서 다른 직장 동료와 이웃들에게 보여주는 언행이, 그들에게는 그리스도인들의 전체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혹시 다른 누군가에게 그리스도인의 참 모습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오늘 여러분 자신의 언행과 삶을 통하여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여러분의 동료와 이웃들에게 보여주시는 하루가 되기를 원합니다.

 

 

  [묵상]

 

여러분의 직장에서 믿지 않던 사람이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되는 것을 본 적이 있나요?

그 때 그 사람을 신앙인으로 변화시킨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기도]

 

오늘 나의 언행과 삶을 통하여 누군가에게 닮고자 열망하는 그리스도인의 참 모습이 나타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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