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민수기 12:1-10

 

12:1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더니 그 구스 여자를 취하였으므로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하니라 

12:2 그들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모세와만 말씀하셨느냐 우리와도 말씀하지 아니하셨느냐 하매 여호와께서 이 말을 들으셨더라 

12:3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 

12:4 여호와께서 갑자기 모세와 아론과 미리암에게 이르시되 너희 세 사람은 회막으로 나아오라 하시니 그 세 사람이 나아가매 

12:5 여호와께서 구름 기둥 가운데로부터 강림하사 장막 문에 서시고 아론과 미리암을 부르시는지라 그 두 사람이 나아가매 

12:6 이르시되 내 말을 들으라 너희 중에 선지자가 있으면 나 여호와가 환상으로 나를 그에게 알리기도 하고 꿈으로 그와 말하기도 하거니와 

12:7 내 종 모세와는 그렇지 아니하니 그는 내 온 집에 충성함이라 

12:8 그와는 내가 대면하여 명백히 말하고 은밀한 말로 하지 아니하며 그는 또 여호와의 형상을 보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내 종 모세 비방하기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느냐 

12:9 여호와께서 그들을 향하여 진노하시고 떠나시매 

12:10 구름이 장막 위에서 떠나갔고 미리암은 나병에 걸려 눈과 같더라 아론이 미리암을 본즉 나병에 걸렸는지라    

 

 

[말씀]

 

부산에서 서울로 오는 기차 안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한 젊은 남성이 영화 잡지를 보고 있었는데, 이를 보던 옆에 있던 중년 남성이 이것저것 영화에 관해 얘기를 건넵니다. 자신도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광이라며 자기가 본 영화 몇개를 얘기하면서 아는 체를 했습니다. 그 젊은 남성도 싫지는 않은지 그 옆에 있던 중년 남성과 몇몇 영화장면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다가 한 배우의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 중년 남성은 그 배우가 유명한 배우는 맞지만, 어느 영화 장면에서 감독의 의도와는 너무나 다르게 연기를 해서 그때 자기가 무척 실망했다고 그렇게 말합니다. 그러자 그 젊은 남성은 의아해하며, 그럼 그 영화에서 감독의 의도가 뭐였는지 되물었습니다. 이에 이 중년 남성도 물 만난 고기처럼, 그 영화는 어떤 영화였고 그 감독은 이러이러한 의도로 작품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 배우가 너무 다른 방향으로 연기를 해서 감독도 결국 그 배우에게 실망했을 거라고, 그렇게 장담을 했습니다.

기차는 어느덧 서울역에 도착했고 둘은 헤어질 때가 됐습니다. 중년 남성은 자신과 즐겁게 영화 얘기를 나눈 이 젊은 친구와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에 명함을 교환하자고 했습니다. 이 젊은 남성도 마지못해 자신의 명함을 건네 줬습니다. 그런데 명함에 새겨진 이 젊은 남성의 이름을 보고 그 중년 남성은 그만 깜짝 놀랐습니다. 이 젊은 남성이 기차 안에서 자기가 열심히 얘기했던 바로 그 영화의 영화감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감독은 웃음을 짓고 헤어지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까 그 배우 제 맘에 쏙 들게 연기 잘했어요. 저는 그 배우한테 실망한 적이 없었답니다.

결국 이 중년 남성은 영화 몇 개 본 것을 가지고 열심히 아는 척을 했는데, 알고 보니 영화를 만든 감독 앞에서 그 감독의 의도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얘기를 했던 겁니다. 한 마디로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았던 거죠.

 

지행용훈평(知行用訓評)이라는 지식의 다섯 단계가 있습니다. ()는 앎의 단계입니다. 어떤 지식을 간접적으로 글이나 말로 배우는 단계죠. ()은 실천의 단계입니다. 배운 것을 몸으로 직접 해보는 것을 말하죠. ()은 그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는 단계고, ()은 그것을 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가르쳐 줄 수 있는 단계를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평()은 그 지식에 관해 다른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가령, 골프로 치면, 처음에 골프에 대해 TV나 책을 통해 배우는 단계가 지()이고, 직접 필드에 나가 골프를 쳐 보는 것이 행()이 됩니다. ()은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동료와 내기골프를 쳐서 식사를 공짜로 먹을 수 있는 단계를 용()의 단계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훈()은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단계, ()은 다른 사람의 골프를 평가하고 지적하는 단계겠죠.

그런데 골프 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골프에 있어서 지()의 단계도 제대로 떼지 못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골프를 함부로 가르치려고 하고, 또 맘대로 평가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 용()을 생략한 채로, ()과 평()으로, 자신이 이미 지식이 있는 것처럼 치장하려는 겁니다. 이것은 골프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죠. 우리는 어떤 지식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 그것을 모르는 것이 큰 부끄러움이라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어떻게든 아는 척을 하려고 합니다. 특히 자신보다 더 지식이 낮은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든 그 사람에게 자신의 얄팍한 지식을 과시하려고 하죠.

 

오늘 본문을 보면 모세의 여자 문제로 형 아론과 누이 미리암이 모세를 비방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와만 말씀하셨느냐 우리와도 말씀하지 아니하셨느냐 (12:2)

 

그런데 이 상황을 지켜보시던 하나님께서 갑자기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비방했던 모세가 아니라, 도리어 아론과 미리암을 질책합니다. 결국 그 둘은 나병, 즉 한센병이 걸리는 무서운 벌을 받죠. (12:10)

하나님께서는 아론과 미리암에게 왜 그렇게 화를 내셨던 걸까요? 저는 이 이야기가 지금 우리 시대에 아주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고 믿습니다. 아론과 미리암은 자기들의 생각에 따라 손아래 동생인 모세를 비판했던 것이지만, 그것 자체가 하나님을 진노케 했습니다. 그 이유는, 정작 본인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도 못했으면서,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수십 만 명의 백성들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고 있던 모세에게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함부로 평가하고 가르치려 했기 때문입니다.

 

요즘 우리가 떠나 온 한국 땅에서 개신교회가 큰 욕을 먹고 있습니다. 몇몇 교회가 정부를 향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몰라서 우리의 예배를 방해한다며 대면예배를 강행하려 합니다. 목회자로서 제가 다 부끄럽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수천 명의 확진자가 그런 교회들을 통해 퍼지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과 분노의 감정이 함께 일어납니다. 다시 한 번 우리 믿는 사람들이 겸손히 지행용훈평(知行用訓評)을 되뇌이며, 하나님을 아는 진정한 지식이 우리들의 삶 속에 충만해지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기도합니다.

 

 

[묵상]

 

 “여러분들이 진정 알고 싶은 지식은 무엇입니까? 그 지식을 아는 척 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거나 가르치려고 한 적이 있나요?

 

 

[기도]

 

늘 겸손히 주님을 아는 지식이 내 몸과 내 삶 속에 충만해지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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