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전도서 1:4-7

 

1:4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1:5 해는 뜨고 해는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1:6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아가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바람은 그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1:7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강물은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말씀]

 

감리교회를 다니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꼭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감리교회는 다른 교회와 뭐가 다르냐는 질문입니다. 사실 답하기 굉장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이 질문이 어려운 이유가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서가 아니죠. 이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 굉장히 좁은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교회는 장로교가 가장 큰 교단입니다. 워낙 장로교의 영향이 크다 보니 장로교회 소속이 아닌 다른 교단의 목사님들도 장로교 교리를 가지고 설교를 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감리교회를 다닌다고 하면, 감리교회는 다른 교회, 즉 흔히 보이는 장로교회와 뭐가 다르냐고 물어보게 되는 거죠. 감리교회가 뭐가 다른지 설명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한국에 많이 퍼져있는 장로교회를 기준으로 그 차이점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죠. 미국에 오셔서 아시겠지만, 미국에서 장로교회는 (물론 작은 교단은 아니지만) 한국만큼 그렇게까지 압도적으로 큰 교단이 아닙니다. 그냥 여러 큰 교단 중의 하나일 뿐이죠. 오히려 감리교회가 규모나 숫자는 더 큽니다. 그러니, 장로교회에 익숙한 한인들이 미국에 와서 감리교회를 다니게 되었는데, 누군가로부터 감리교회는 다른 교회와 뭐가 다르냐는 질문을 듣게 되면 대답하기 곤란하기 곤란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는 교단 별로 각기 개성과 특징이 있지만 그것들을 줄줄이 설명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죠. 질문한 사람이 잘 알고 있는 장로교회와의 차이점 만으로 설명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이 질문이 어렵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이 질문을 피할 수도 없습니다. 감리교회를 오랫동안 다녔으면서 그것도 모르냐는 비아냥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감리교회가 무엇이 다른지 기회가 허락하는 대로 하나씩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드리는 감리교회의 특징은 순환입니다.

 

감리교회의 목회자는 한 교회를 맡게 되면 평생 그 교회만을 섬기는 시스템이 아니죠. 감독의 명령에 따라 다른 교회로 파송(appointment)을 받습니다. 파송의 주기는 2-3년에서 9-10년까지 다양하지만, 형식적으로는 매년 파송을 받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매년 6월에 연회가 열리면 감리교회에 소속된 모든 목사님들은 새로 파송을 받습니다. 저만 해도 우리 가나안 교회에 처음 파송된 지  3년이 지나고 4년차에 접어들었는데요, 이것은 제가 우리 교회로 네 번 연속 파송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0년 동안 마리나 교회를 섬겼던 마크 목사님은 10번 마리나 교회로 파송을 받았다가, 올해 7월부터 마리포사 UMC로 첫 파송을 받은 거죠. 교회의 사정에 따라 2-3년마다 목사님이 바뀌는 교회가 있고, 어떤 교회는 10년 이상 같은 목사님이 계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 장로교회에 익숙하신 분들은 목회자가 한 교회에 평생 있지 않고 계속 돌아다니는 것이 낯설게 보일 겁니다. 장로교회에서는 목회자가 갑자기 바뀌는 경우는 주로 교회에 변고가 있을 때거든요. 하지만 감리교회에서는 이렇게 파송을 받으며 목회자가 계속 순환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실제로 교회역사에서도 성직자가 계속 순환하는 것이 더 오래된 전통입니다. 사도행전에도 교회가 세워질 때마다 그 교회를 다스릴 지도자를 새로이 파송시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장로교회처럼 똑같은 목회자가 한 교회에서 평생 목회를 하는 것도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 교회는 무엇보다 안정적입니다. 교회 입장에서 목회자가 바뀌는 것만큼이나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목회자가 정기적으로 바뀌는 파송제는 큰 장점이 있죠. 교회가 다이나믹하게 계속 순환될 수 있다는 겁니다. 교회를 조금 다니신 분들은 다 경험해 보셨겠지만 목회자는 몇 년이 지나면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습니다. 옛날 시골에 농사짓는 분들이 대다수였던 동네처럼, 교회환경이 정체되어 있는 곳이라면 동일한 목회자가 오랫동안 목회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것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교회가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 속에 있다면 목회자도 그때그때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스타일을 가진 사람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실제로 오랫동안 목회자가 한 교회에 머물러 있으면, 마치 피가 제대로 흐르지 않는 몸처럼 문제가 발생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 있을 때 군인교회를 다녔는데, 이곳에 오는 군목들의 임기는 1년 반에서 2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짧은 2년 동안 목회자가 돈을 유용하는 문제가 터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수십 년 동안 똑같은 목회자가 바뀌지 않고 있는 대형교회에서, 부패와 독선의 문제가 터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입니다. 결국 이것은 목회자가 순환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입니다.

 

오늘 읽은 말씀은 전도서 1장에 나오는 전도서 저자의 짧은 묵상입니다. 이 전도서의 저자는 흔히 솔로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솔로몬의 화려한 영광은 그가 한참 젊고 혈기왕성할 때만 빛이 났습니다. 가장 지혜로운 사람으로 알려진 솔로몬도 세월은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판단력이 흐려졌고 몸은 연약해 졌습니다. 그 때 나온 그의 고백이 오늘 본문과 같은 시간의 무상(無常)함이었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그의 화려한 영광도 시간의 흐름 속에 그저 그런 퇴물처럼 전락해 버린 겁니다. 그런데 그의 고백 속에는 순환의 원리가 나옵니다.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4)

 

여기서 땅은 교회로 바꿔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대가 변해도 결국 주님의 몸된 교회는 남아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목회자 하나가 사라진다고 문을 닫아야 하는 교회는 참된 교회가 될 수 없겠죠. 교회는 세대의 변화를 담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목회자도 계속 새롭게 훈련 받은 새로운 사람으로 순환 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지금은 한국에 있는 장로교회조차도 파송제가 아닌데도 목회자의 평균임기가 5-7년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사회가 워낙 급박하게 변하기 때문에 교회도 계속 새로운 목회자를 요구하고 있는 거겠죠. 그런데 목회자만 바뀐다고 교회가 변화되는 것도 아닙니다. 새로운 세대는 또한 새롭게 변모할 수 있는 교인들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한인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연령대가 계속 올라간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 변화에 맞는 교회를 계속 유지해야 하고, 그 변화된 교회에 걸맞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심지어 코로나 바이러스로 예배당에 모일 수 없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그에 맞는 새로운 신앙의 방식을 확립해야 합니다.

저는 아직 젊은 나이에 속하고 우리 교회에 파송된 지도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신앙생활의 방식을 고민하고 여러분과도 계속 나눌 겁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정답이 될 순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지금 이 시대에 맞는 신앙생활이 무엇인지 저와 함께 고민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그 답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여러분들과 함께, 지금 이 시대에 더욱 더 아름답게 빛나는 가나안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겁니다. 이 아름다운 사역에 여러분들 모두 함께 참여하시기를 간절히 부탁 드립니다.

 

 

  [묵상]

 

“코로나 바이러스로, 또 그 이전에 한인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우리 교회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여러분들은 어떤 교회를 함께 만들어가기 원하십니까?

 

 

 [기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에게 교회를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 교회를 통해 더욱 더 주님께 영광 돌리는 삶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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