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사무엘상 1:1-6

 

1:1 에브라임 산지 라마다임소빔에 에브라임 사람 엘가나라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여로함의 아들이요 엘리후의 손자요 도후의 증손이요 숩의 현손이더라 

1:2 그에게 두 아내가 있었으니 한 사람의 이름은 한나요 한 사람의 이름은 브닌나라 브닌나에게는 자식이 있고 한나에게는 자식이 없었더라 

1:3 이 사람이 매년 자기 성읍에서 나와서 실로에 올라가서 만군의 여호와께 예배하며 제사를 드렸는데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여호와의 제사장으로 거기에 있었더라 

1:4 엘가나가 제사를 드리는 날에는 제물의 분깃을 그의 아내 브닌나와 그의 모든 자녀에게 주고 

1:5 한나에게는 갑절을 주니 이는 그를 사랑함이라 그러나 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니 

1:6 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므로 그의 적수인 브닌나가 그를 심히 격분하게 하여 괴롭게 하더라

 

 

[말씀]

 

한 나라가 세워질 때는 국부(國父)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국부는 그 나라가 세워질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죠. 영어식 표현으로는 창립자(founder)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은 말할 것도 없이 조지 워싱턴을 국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벌였던 전쟁에서 큰 활약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하는 근대 헌법 시스템을 설립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했기 때문이죠. 실제로 그는 8년의 대통령 임기를 채우고, 다음 대통령에게 자리를 넘김으로써 기존의 왕정체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국가체제를 만들었습니다.

 

그럼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은 누가 국부(國父)일까요? 출애굽하여 가나안 땅에 정착한 것을 기준으로 삼았을 땐 모세나 여호수아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아직 온전한 국가 형태를 이룬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모세나 여호수아는 국부로 인정되진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국가로 인정받은 것은 왕이 세워지면서부터죠.

 

그래서 이스라엘에 왕을 세운 국부는 사무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사무엘이 기름부어 세운 초대왕 사울이 죄로 인해 왕가(王家)를 남기진 못했지만, 두 번째 왕이자 가장 오랜 왕조를 이뤘던 다윗 또한 사무엘이 기름부어 세웠기 때문에, 사무엘은 명실상부 이스라엘의 국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사무엘을 통해서 이스라엘은 열 두 지파의 부족연맹체에서 하나의 국가로 자리잡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무엘이 이스라엘의 국부라는 관점에서 성경을 읽으면, 새로운 내용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엇보다도 사무엘서가 왜 사울이나 다윗의 출생에서 그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무엘의 이야기에서 시작되는지 알 수 있게 되죠.

 

오늘 함께 읽은 사무엘서 11절은 장차 이스라엘의 국부가 될 사무엘이 어떤 집안이었는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에브라임 산지 라마다임소빔에 에브라임 사람 엘가나라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여로함의 아들이요 엘리후의 손자요 도후의 증손이요 숩의 현손이더라 (삼상 1:1)

 

어찌보면 사울이나 다윗만큼 사무엘의 집안 내력이 자세하게 나옵니다. 그리고 그가 얼마나 힘들게 태어났는지도 묘사하고 있죠.

 

그에게 두 아내가 있었으니 한 사람의 이름은 한나요 한 사람의 이름은 브닌나라 브닌나에게는 자식이 있고 한나에게는 자식이 없었더라 (삼상 1:2)

 

장차 이스라엘을 세울 국부가 이렇게 힘들게 태어났다는 것을 묘사함으로써, 사무엘이라고 하는 존재가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치밀한 계획 안에서 이스라엘의 왕정을 세우는 국부로 이미 예정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울이나 다윗은 하나님의 선지자가 세운 왕이니만큼,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그들을 왕으로 인정하고 섬겨야 한다는 의미겠죠.

 

하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역사일 뿐이죠. 그 순간 고통을 당하는 각 개인들 입장에선, 사실 그 커다란 하나님의 계획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한나의 상황도 마찬가지였죠. 아이를 못 낳고 고통받던 한나의 입장에서는, 무자(無子)한 자신의 신세가 한탄스럽고 하나님이 원망스러웠을 뿐, 자신이 하나님의 커다란 역사 안에 귀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길이 없었겠죠.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우리는 아들을 낳지 못하는 여성이 과거에 얼마나 큰 고초를 겪었는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나의 경우엔 남편의 또 다른 아내 브닌나가 있었고, 자식이 없는 한나 자신을 너무나 괴롭혔기 때문에 한나는 그 슬픔에 못 이겨 음식도 먹지 못할 정도였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왜 한나에게 이런 고통이 나타났을까요?

 

성경은 아주 간단한 한 문장으로 그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므로... (삼상 1:6)

 

, 하나님께서 한나의 태를 닫아놓았다는 겁니다. 결국 한나의 잘못이 아니었죠. 하나님께서 뭔가 뜻이 있어서 한나의 태를 잠시 닫아놓으셨던 겁니다. 그러나 이 당시 한나 입장에선 이걸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전에 찾아가 그렇게 슬피 울며 기도했던 거겠죠. 하지만 알고 보니 너무나 간단한 이유였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었던 거죠.

 

우리도 삶 속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많은 고통과 상처를 받곤 합니다. 왜 내가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냐고 하나님께 원망하고 항변하지만,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지금으로선 울고 뒹굴며 하나님께 매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저절로 드러나는 진실들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이 숨어있었던 거죠.

 

혹시 왠지 모를 고통 때문에 힘든 일을 겪고있진 않습니까? 지금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 매달리고 하나님께 이 고통을 호소할 수밖 없죠. 하지만 언젠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알게 될 지도 모릅니다. 알고 보니 내가 겪었던 그 고통의 시간들을 통해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나타난다는 겁니다. 그 놀라운 역사를 기다리며 오늘도 하나님께 간절히 매달리시기 원합니다.

 

 

   [묵상]

 

여러분이 지금 겪고 있는 알 수 없는 고통은 무엇입니까?

예전에 당했던 고난의 시간들이, 알고 보니 하나님의 역사였음이 드러난 적이 있나요?

 

 

[기도]

 

오늘 내가 겪는 고통과 상처들이 주님의 역사를 드러내기 위한 영광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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