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5일 - 수요예배를 대신하는 묵상 말씀 "생수의 근원"
2021.09.14 15:31
[본문]
창세기 2:10-14
2:10 강이 에덴에서 흘러 나와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져 네 근원이 되었으니
2:11 첫째의 이름은 비손이라 금이 있는 하윌라 온 땅을 둘렀으며
2:12 그 땅의 금은 순금이요 그 곳에는 베델리엄과 호마노도 있으며
2:13 둘째 강의 이름은 기혼이라 구스 온 땅을 둘렀고
2:14 셋째 강의 이름은 힛데겔이라 앗수르 동쪽으로 흘렀으며 넷째 강은 유브라데더라
[말씀]
오늘날 우리가 눈으로 보고 있는 모든 존재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존재의 근원을 알 수 있는 거죠.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대표적입니다. 숙주나물은 녹두의 어린 싹을 헹궈서 데쳐먹는 음식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었던 것 같은데, 그 이름이 ‘숙주나물’이 된 것은 조선 초기 때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인물인 신숙주의 이름을 그 나물요리에 붙인 거죠. 단종을 죽이고 정권을 찬탈했던 수양대군에 대해 죽음으로 그 충절을 지켰던 사육신(死六臣)과 달리, 신숙주는 수양대군 쪽에 붙기 위해 변절했습니다. 숙주나물도 빨리 먹지 않으면 금방 변하기 때문에, 조선 백성들이 신숙주를 빗대어 ‘숙주나물’이라 이름지었던 겁니다.
우리나라의 소주도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주는 증류주로, 옛날 아랍의 연금술사들이 만든 술입니다. 이 소주가 어떻게 한반도에 들어왔을까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소주의 고장은 개성과 안동, 진도, 제주입니다. 소주가 한반도에 처음 들어온 것은 몽골군이 쳐들어왔을 때입니다. 본래 몽골 사람들은 초원에서 유목생활을 하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술을 마실 땐 마유주를 주로 마셨습니다. 마유주(馬乳酒)는 말 그대로 말의 젖을 발효시킨 술이죠. 그런데 징기스칸 때 몽골이 아랍과 유럽 국가들을 쳤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아랍인들에게 증류주 기술을 배워서 몽골군이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던 겁니다. 지금도 몽골군이 점령했었던 러시아는 증류주인 보드카가 제일 유명하죠. 그런데 몽골이 고려에 쳐들어와서 개성과 안동에 주둔을 했었고, 이 때문에 개성소주와 안동소주가 만들어진 겁니다. 고려군은 거의 다 몽골에 항복했지만 강화에 주둔했던 삼별초 군인들은 끝까지 저항을 하다 결국 진도로 도망갔습니다. 이에 몽골군은 이들을 잡으러 진도로 쳐들어갔었죠. 이들은 다시 제주도로 도망갔고 몽골군은 끝까지 그들을 추적했습니다. 그래서 몽골군이 쳐들어갔던 진도와 제주에서도 소주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특별히 진도는 야산에 자라고 있었던 지초뿌리를 소주에 첨가했고 그로 인해 소주 색깔이 붉게 변했습니다. 진도홍주(珍島紅酒)는 이렇게 만들어진 겁니다.
이렇듯 모든 존재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이란 존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 인구는 76억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76억 명 중에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76억 개의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삶이 존재하는 거죠. 그럼에도 성경은 이 세상의 모든 인간들이 한 조상인 아담과 하와로부터 나왔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인류학자들이 발견한 증거들은 우리 인간이 처음에는 한 지역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우리가 가진 DNA를 봐도 인류는 하나의 조상에서 나왔다고 여겨지죠.
그럼 최초의 인간이 살던 곳은 어디일까요? 인류학자들은 다양한 답을 내놓고 있지만 대체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우리 인류가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성경은 어떨까요? 성경은 최초의 인간이었던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살았다고 얘기합니다. 에덴동산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오늘 본문인 창세기 2장은 에덴동산의 위치에 대해 힌트를 주고 있습니다.
“강이 에덴에서 흘러 나와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져 네 근원이 되었으니 첫째의 이름은 비손이라 금이 있는 하윌라 온 땅을 둘렀으며 그 땅의 금은 순금이요 그 곳에는 베델리엄과 호마노도 있으며 둘째 강의 이름은 기혼이라 구스 온 땅을 둘렀고 셋째 강의 이름은 힛데겔이라 앗수르 동쪽으로 흘렀으며 넷째 강은 유브라데더라” (창 2:10-14)
어떤 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에덴동산의 정확한 위치를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에덴동산의 위치는 우리가 절대로 알 수 없다고 믿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추방되면서 에덴동산은 이미 우리가 되돌아갈 수 없는 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창 3:24). 이 구절은 오히려 에덴동산이 인류의 기원이자, 주요 강들의 수원(水原)이라는 하나의 상징으로 읽혀져야 합니다. 우리의 역사가 에덴동산이라는 생명의 근원지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우리 인간은 죄로 인하여 그 생명의 강의 근원을 잃어버렸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성경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그들이 생수의 근원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그 물을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들이니라” (렘 2:13)
“이스라엘의 소망이신 여호와여 무릇 주를 버리는 자는 다 수치를 당할 것이라 무릇 여호와를 떠나는 자는 흙에 기록이 되오리니 이는 생수의 근원이신 여호와를 버림이니이다” (렘 17:13)
결국 우리의 구원의 역사는 잃어버린 생명의 물을 되찾는 이야기입니다. 성경의 첫 이야기가 에덴동산에서 시작된다면, 성경의 마지막 이야기는 요한계시록에서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그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장에는 다시 우리가 잃어버렸던 생명의 강이 등장하죠.
“또 그가 수정 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 하나님과 및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나와서 길 가운데로 흐르더라 강 좌우에 생명나무가 있어 열두 가지 열매를 맺되 달마다 그 열매를 맺고 그 나무 잎사귀들은 만국을 치료하기 위하여 있더라” (계 22:1-2)
이것은 진짜로 생명의 강이 흐른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하나님의 나라에 생명이 넘친다고 하는 비유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산불을 보며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최근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세계 전역에 산불이 번지고 있습니다. 작년에 빅서(Big Sur)에서 났던 산불(willow fire)은 한 달 동안 2,877 에이커의 임야를 태우고 간신히 진압되었습니다. 매캐한 연기 속에 한 달 가까이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캘리포니아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생긴 일이죠. 올해는 타호(Tahoe) 지역 위쪽으로 또 다른 산불(dixie fire)이 나서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물이 절실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생명의 물이 절실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생명수의 근원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씀합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요 4:14)
우리는 결국 예수님을 통하여 이 생명수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이유는 예수님께서 우리가 예전에 잃어버렸던 생명의 물을 다시 회복시키시는 분이기 때문이죠.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산불과 가뭄 속에서도, 생명수의 근원이 되시는 예수님을 생각하며 우리의 영육이 온전히 해갈되는 오늘 하루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묵상]
여러분이라고 하는 존재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오늘 무엇에 목말라 있습니까?
[기도]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물이 가뭄과 산불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평화가 되게 하소서